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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EU 백신쟁탈전… EU, 아스트라 英수출 막아

입력 | 2021-03-23 03:00:00

[코로나 백신]EU, 英생산 물량 공급지연에 불만
英 “수출 막은 적 없다… 계약 지켜야”
백신 역외수출금지 최종 결정할 25, 26일 EU정상회의 결과 주목




유럽연합(EU)이 네덜란드에 있는 공장에서 생산된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영국으로 수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BBC 등에 따르면 EU는 네덜란드 남부 레이던의 공장에서 생산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수출하라는 영국 정부의 요구를 계속 거부하고 있다. 해당 공장은 아스트라제네카 측이 EU, 영국 양측 모두와 백신 공급계약을 한 곳이다. 하지만 EU 관계자는 “(이 공장의) 백신은 EU에만 공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에서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 2곳, 벨기에, 네덜란드 등 EU 2곳 등 총 4곳에서 백신을 생산하고 있다. 영국 공장에서 생산된 백신이 계약에 따라 EU로 공급돼야 하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EU의 불만이 커졌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영국 정부가 자국 내 우선 공급을 위해 EU로 보낼 물량을 조율하고 있다는 게 EU의 지적이다. EU 27개국 정상들은 25, 26일 열리는 화상 정상회의에서 역외 수출규제 금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영국은 “백신 수출을 막은 적 없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양측 간 갈등은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이른바 ‘브렉시트’ 협상 과정에서 생긴 악감정과 EU 내 각국의 비판 여론이 더해진 결과라고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전했다. 영국도 난처한 입장이다. EU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영국으로 수출되는 것을 계속 막을 경우 ‘올가을 내 전 국민 접종’이란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올여름 경제 정상화에 나선다는 영국 정부의 계획이 무산될 수 있다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우려가 커지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이번 주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EU 주요국 정상들과 직접 접촉해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