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채 금리 쇼크에 증시 출렁
9일 코스피가 19.99포인트(0.67%) 내린 2,976.12에 마감하며 나흘 연속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896.36에 마감해 900 선을 내줬다.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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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식 투자자들의 관심은 미국 국채 금리 움직임에 쏠려 있다. 미 국채 금리 급등이 촉발한 ‘금리 발작’으로 국내외 증시가 연일 크게 출렁이고 있기 때문이다. 9일에도 미 국채 금리 급등 여파에 코스피는 장중 2,900 선을 위협받았고 원-달러 환율은 5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특히 인플레이션(물가의 지속적 상승) 우려가 촉발한 금리 상승세에 ‘미래 가치’로 주가가 크게 뛰었던 기술주, 성장주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금리 상승세가 계속되면 주식 등 자산 가격의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금리 상승에 흔들리는 성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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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시장금리가 오르면 안전자산인 채권과 위험자산인 주식의 기대 수익률 차이가 줄어들면서 주식 투자에 대한 매력이 떨어진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성장주는 미래에 더 많은 돈을 벌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돼 금리 상승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특히 국내 주식시장은 전 세계 증시보다 더 가파르게 올랐던 부분을 줄여나가는 과정에 있다”며 “미국 금리 향방을 가늠할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 가파른 상승 속도에 불안감 커져
인플레이션 우려에 안전자산인 달러 가치가 오르면서 원-달러 환율도 출렁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9일 1140.3원까지 상승(원화 가치 하락)해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높았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서만 16.8원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 자체보다 가파른 상승 속도를 더 우려하고 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 국채 금리가 2%대까지 상승할 수 있다. 증시도 2, 3개월 정도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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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환 jhshin93@donga.com·박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