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백신 물량 확보가 늦어지면서 접종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다음 달 백신 공급량이 당초 예상치보다 적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주민 접종 계획을 바꾸거나 중단하는 지방자치단체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달 17일 미국 화이자 백신으로 의료진 접종부터 시작한 일본 정부는 당초 65세 이상 고령자 3600만 명에 대한 접종을 이달 중 실시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지난 달 말 고령자 접종 시기를 다음 달 12일 경 시작하겠다며 일정을 늦춘 상황이다. 여기에 고노다로(河野太郞) 백신 담당상은 12일 개시도 일부 고령자에 한해 한정적으로 하겠다며 본격적인 접종은 4월 마지막 주나 돼야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요미우리신문은 접종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이유에 대해 요미우리신문은 백신 물량 부족을 이유로 들며 “다음 달 첫 째 주 전국 공급양이 5만 명분 정도로 한정됐다”며 “이후 둘 째 주와 셋 째 주에 25만 명분을 추가로 배송하지만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또 당초 370만 명을 예상했던 의료진 접종 대상자가 100만 명 추가로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의료진, 고령자 접종이 늦어지면 64세 이하 주민 접종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화이자 백신을 계약하는 과정에서 백신 담당상이 협상자로 나서려 하자 화이자 측에서 “총리와 이야기 하고 싶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