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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값 13주째 상승… 식품값도 줄인상

입력 | 2021-02-22 03:00:00

서울 1주새 12원↑… L당 1548.4원
곡물값 올라 빵-두부-즉석밥도 상승




직장인 최모 씨(31)는 최근 휘발유값 부담이 커지자 5만 원어치씩만 ‘분할 주유’를 하기 시작했다. 주유비 5만 원을 결제할 때마다 2000원을 할인해주는 카드를 이용해 기름값을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서다. 최 씨는 “휘발유값이 많이 올라서 통신사, 정유사 제휴카드 할인을 싹싹 긁어모아 받아 보려 한다”고 말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이 13주 연속 올랐다. 2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2월 셋째 주 전국 휘발유 판매 가격은 전주보다 7.3원 오른 L당 1463.2원이었다. 휘발유 가격이 13주 연속 오른 건 15주 연속 상승했던 2019년 5월 다섯째 주 이후 최장기간 상승세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지역으로 꼽히는 서울의 경우 휘발유 가격이 전주 대비 12원 오른 L당 1548.4원으로 집계됐다. 전국 경유 가격도 전주 대비 7.1원 상승한 L당 1263.2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휘발유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위축과 공급 과잉으로 지난해 4월 ‘마이너스 가격’까지 갔던 국제 유가가 수요 회복으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18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60.53달러로 13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원자재값도 뜀박질… 인플레 우려 이어져





휘발유값 13주째 상승

19일엔 원유 공급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전날보다 배럴당 2.1%(1.28달러) 떨어진 59.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파와 폭설로 정전 사태를 맞은 미국 텍사스주 석유 시설이 정상 가동될 것이란 소식에 유가가 다시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산유국들이 원유 감산 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예상도 공급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유가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는 3월 초에 있을 ‘석유수출국기구(OPEC)+’(OPEC과 기타 산유국의 협의체) 회의 결과와 미국의 대중동 정책의 영향으로 올 상반기(1∼6월)엔 가격 변동성이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막대한 경기 부양책이 풀리고 수요가 다소 회복되면서 다른 원자재 가격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19일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현물 가격은 전날보다 1.81% 오른 t당 8806.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11년 9월 이후 9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2차전지 소재로 각광받는 니켈은 6년 6개월 만에, 전자제품 마감재에 들어가는 주석은 8년 만에 최고가를 갈아 치웠다.

원자재, 곡물값은 3주에서 6개월의 시차를 두고 생활물가에 반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곡물값이 상승하자 이미 빵, 햄버거, 즉석밥 등 2차 가공식품 가격도 오르고 있다. 제빵 프랜차이즈 회사 파리바게뜨는 전체의 14.4%에 해당하는 95개 품목의 가격을 19일부터 평균 6.5% 올렸다. 한국맥도날드는 25일부터 버거류 11종을 포함한 30개 품목의 가격을 100∼300원 올리기로 했다. 풀무원도 지난달 두부와 콩나물 가격을 10∼14% 인상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19일 제3차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더딘 회복 속에서 풍부한 유동성이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쟁은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이어진다”고 밝혔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업들이 조달비용이 높은 원자재를 제대로 공급받도록 수입처 다변화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세종=남건우 woo@donga.com / 박희창·황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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