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만들어진 위험/리처드 도킨스 지음·김명주 옮김/364쪽·1만6800원·김영사
저자는 비판의 수위를 한층 높였다. 1부 ‘신이여, 안녕히’에선 성경에 드러난 오류와 모순, 신의 부도덕함을 들춰내며 신으로부터 벗어나야 하는 이유를 제시한다. 그의 시각에서 아브라함을 시험에 들게 한 신은 마치 질투심 많은 아내가 남편을 시험하는 것과 비슷하다. 죄 없는 맏아들을 죽게 한 신은 잔인한 아동학대범과도 같다. 성경에는 방주를 타고 탈출한 노아의 이야기가 전해지지만, 각 대륙에선 해당 지역에서만 발견되는 동물들의 뼈만 나왔다.
도킨스는 만일 신을 주인공으로 한 희곡을 쓴다면 신에게 다음과 같은 대사를 읊도록 하겠다고 말한다. “내 아들을 인간으로 변신시켜 모든 인간을 대신해 고문당해 죽게 하면 어떨까? 미안하구나. 하지만 더 나은 방법을 모르겠구나. … 나는 너를 여자의 자궁에 넣을 것이다. 너는 아기로 태어나 자라고 교육받고, 10대의 불안을 포함해 모든 것을 겪어야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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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로 인한 대립이 극심한 때 “종교는 사람들을 언제든 살인무기로 만들 수 있는 정신 바이러스의 일종”이라는 도킨스의 주장에 공감하는 무신론자라면 흥미를 끌 만한 책이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