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메어 앨리/윌리엄 린지 그레셤 지음·유소영 옮김/391쪽·1만4800원·북로드
하지만 신작 영화가 동명의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국내 영화 팬은 적다. 영국 가디언지가 ‘세상에서 제대로 주목받지 못한 10권의 소설책’ 중 하나로 이 책을 선정할 정도로 작품성에 비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탓이다. 저자가 29세 때 스페인 내전에서 만난 전직 순회 공연단원으로부터 술을 얻기 위해 닭과 뱀의 대가리를 물어뜯은 알코올의존증 환자 이야기를 듣고 썼다는 이 책은 출간된 지 75년이 지난 뒤에야 영화화와 더불어 주목받게 됐다.
소설은 1940년대 카니발 유랑극단에 발을 들인 주인공 ‘스탠턴 칼라일’의 성공과 몰락을 그렸다. 칼라일은 유랑 도중 만난 ‘지나’로부터 독심술을 배워 큰 무대에 오르게 된다. 그는 영매를 통해 죽은 사람과 대화를 나눈다는 심령주의 교회를 만들어 두려움과 죄책감을 가진 부자들을 갈취한다. 돈 뺏는 일에 중독돼 심신이 황폐해진 그는 여성 심리학자 ‘릴리스 리터’를 찾아가 도움을 청하지만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파멸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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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