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여권 내 대선 경쟁 구도에 있는 정세균 국무총리와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겨냥해 “기획재정부, 이른바 ‘곳간지기’를 구박한다고 뭐가 되는 게 아니다”라며 비판했다.
이 대표는 23일 KBS 심야토론에 출연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원 대책을 두고 재정당국을 압박한 정 총리와 이 지시와 관련해 “독하게 얘기해야만 선명한 것인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정 총리는 코로나19 피해를 본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법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기재부가 재정의 한계를 이유로 난색을 표하자 “이 나라가 기재부의 나라냐”고 질타했고, 이 지사는 “예산은 국민의 것”이라며 정 총리를 거들기도 했다.
이 대표는 또 “당정 간에 얘기하면 될 일이지 언론 앞에서 비판하고 다니는 것이 온당하냐”며 “꼭 대외적으로 요란을 떨어야 하는가 아쉽다”고 했다. 이 대표는 최근 이 지사가 도민들에게 10만 원씩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선 “시도지사 의견을 모아서 당에 제출한 것을 보면 대다수 시도는 상대적 상실감, 박탈감이 있어 선별지원을 원한다”며 선을 긋기도 했다.
하지만 적극적인 재정이 필요하다는 데는 이 대표와 정 총리 등의 의견이 일치했다. 이 대표는 “곳간은 언젠가 필요할 때 쓰려고 채우는 것”이라며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 당정간 그런 대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세논의에 대해서는 “지금은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이 대표는 같은 날 오전에도 “(코로나19) 상처를 회복하며 미래로 도약하려면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중요하다”는 페이스북 글을 게시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