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준석 대구한의대의료원장 인터뷰
변준석 대구한의대의료원장은 19일 “코로나 시대 한의학의 예방 방식과 약 처방, 침 치료 효과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인류의 면역력과 저항력을 높이는 방안을 연구할 의학 협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한의대의료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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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의 우수성이 일상과 힐링(치유)에 두루 미치고 통하고 있습니다.”
변준석 대구한의대의료원장은 1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의학이 미래 의학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대구한의대의료원은 최근 겹경사를 맞았다. 정부와 학계에서 주는 큰 상을 잇달아 수상한 것이다. 먼저 산업체 근로자 보건 향상에 이바지한 공로로 제48회 보건의 날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2003년부터 현대자동차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방 검진을 실시해 건강 관리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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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한의대의료원은 또 얼마 전 대한한의사협회의 한의혜민대상 특별상을 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에 기여해 한의계의 위상을 높인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 병원은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했던 지난해 3월 9일부터 4월 5일까지 한방진료 전화상담센터를 열어 약 4500명의 치료와 약 처방을 실시했다. 병원 의료진 430여 명과 한의대 학생 410여 명이 자원 봉사를 했다. 변 원장은 “국가 재난 상황에 대학의료기관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수상은 대구한의대의료원의 평소 의료 역량뿐 아니라 지역 사회에 공헌하는 경험 덕분이라는 이야기가 안팎에서 나온다. 2001년부터 매년 농업중앙회와 함께 농촌 마을에서 건강 검진 및 치료 봉사를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변 원장은 “의료 취약계층과 농업인 건강 증진,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촌사회공헌인증기관으로 선정됐다”고 말했다.
변 원장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한의학의 미래 성장을 구상하고 있다. 그는 “명확한 치료제가 개발되더라도 앞으로 인류는 스스로 면역력을 최대한 높이는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 코로나 이후에도 다양한 감염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한의학이 ‘미병선방 기병방변(未病先防 旣病防變)’을 일찍부터 강조한 것은 요즘 주목을 받고 있다. 변 원장은 “병이 되기 전 예방하고 병이 걸리면 진행을 막는다는 뜻이다. 한의학은 수천 년에 걸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정립한 이론과 지식이 풍부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의학의 장점을 잘 활용해 의약품과 의료 기술 및 기기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수치화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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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 원장은 한의학의 세계화도 꿈꾸고 있다. 그동안 축적한 의료 경험을 토대로 중국 일본 러시아 등의 진료 및 치료 수요를 충족할 전통 웰니스(wellness·몸과 정신건강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해 의료관광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다. 2016년에는 외국인 전용 국제진료센터를 열었다. 변 원장은 “세계가 인정하는 한의학 한류 바람이 불 것”이라며 “연구개발 속도를 높여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