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석 서울기술연구원장
고인석 서울기술연구원장(61·사진)은 1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도시가 가진 모든 영역에 기술이 필요한 시대”라며 이같이 말했다. 연구원은 2018년 10월 문을 열었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기술과학 분야 응용 및 실증 연구기관을 세운 것은 이곳이 국내 첫 사례다.
고 원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각종 융·복합 기술에 관한 관심은 커지는데 공무원의 전문 지식은 한계가 있다 보니 기술행정 부서를 중심으로 연구원 설립 요구가 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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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메가시티’ 서울이 마주하고 있는 도시 인프라 노후화, 미세먼지, 기후환경 변화 등의 이슈를 기술과학 연구로 해결하는 ‘시정 브레인’ 역할이다. 올해 세계 최초로 선보인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열수송관 파열 사고 예방 및 선제적 유지 관리 기술이 대표적이다. 고 원장은 “2018년 경기 고양에서 일어난 노후 열수송관 파열 사고 이후 도시 인프라의 노후화를 상시 점검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반영해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민간 기술의 사업화를 돕는 ‘신기술접수소’도 있다. 두 번 빨아도 마스크의 기능이 유지되는 ‘서울 에코 마스크’는 제품 개발 과정에 집단지성을 활용하는 크라우드소싱 기술 공모를 통해 탄생했다.
고 원장은 최근 연구원 구성원들의 창업을 장려하는 제도도 만들었다. 그는 “내부 연구원들은 창업을 위해 겸직이나 휴직을 할 수 있다”며 “성공하면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 비상장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고 실패해도 돌아와 그 경험을 나눌 수 있다”고 자신했다.
도시 문제 해결을 위한 ‘데이터 사이언스 센터’도 이달 열었다. 4차 산업혁명의 대표 기술인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를 도시 문제 해결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가령 도시 곳곳의 시설물에 설치된 IoT 센서에서 기온, 대기 상태, 강우, 교통 흐름 등의 정보를 모아 분석하면 다양한 도시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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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연구원의 역할도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도시 문제는 매우 복합적입니다. 인문사회와 문화예술, 과학을 융·복합한 접근이 더욱 중요해지는 만큼 우리도 기술연구원의 한계를 넘어 좀 더 큰 그림을 그리겠습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