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중국과 관련된 갈등 요소가 많이 등장하는 것은 한국 문화가 중국 문화보다 뒤쳐진다는 문화적 열등감의 표출이다.”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중국 관영 매체 환추시보가 16일 ‘한국 연예계에서 중국 관련 논란이 자주 불거지는 이유’라는 분석 기사에서 보도한 내용 중 일부다. 환추시보는 문화예술 분야 전문가와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이 전하면서 “한국 연예계가 대만 문제를 일으키고 중국인 희화화 등을 통해 중국을 괴롭히고 있다”고 한국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 분석 기사의 결론은 “두 나라 언론과 국민들이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이다.
하지만 기사 내용 중에 자극적인 표현이 또 등장하면서 “환추시보가 이번에도 선을 넘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환추시보는 앞서 방탄소년단(BTS) 수상 소감 논란, 김치 논란 등을 주도한 매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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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웨이보
가수 이효리에 대해서는 8월 한 방송에서 ‘마오’를 거론한 것을 놓고 마오쩌둥(毛澤東)을 비하한 것이라고 비판했고, 개그맨 이수근은 한국 욕설까지 섞인 가짜 광둥어로 중국인을 희화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추시보는 쑨자산(孫嘉山) 중국예술연구원 부연구원과 인터뷰를 통해 “일부 한국 프로그램과 연예인들이 중국을 웃기고 조롱하는 대상으로 생각한다”면서 “이는 문화적 열등감의 표현이자 집단감정의 반영”이라고 주장했다. 또 한국 정치학을 연구하는 익명의 중국 학자를 인용해 “서양은 중국에 대해 후진적이고 계몽의 대상으로 생각한다”면서 “한국은 여러 방면에서 서양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중국을 볼 때도 서양의 눈으로 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의도적으로 중국을 자극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인의 무의식 속에 대만 문제나 중국 문화를 서구적으로 바라보면서 여러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환추시보는 한국과 중국의 문화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끊임없는 소통’을 꼽기도 했다. 환추시보는 “과거 중국에서는 한국의 서울을 ‘한청(韓城)’이라고 불렀는데, 소통을 통해 서우얼(首爾)바꿨다”면서 “이런 사례들을 확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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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