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개관이후 7만명 방문 큰 호응
상상마당 부산은 지역 주민들이 부담 없이 찾아올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올겨울 1층 라운지는 LP로 음악을 감상하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지역 재즈바와 LP바에서 앨범과 플레이리스트를 추천받았다. KT&G 상상마당 제공
김 씨와 같은 장애인들은 문화 네트워크가 부족해 관객과 만날 기회가 많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최근 전시 기회는 더 줄어들었다. KT&G 복지재단이 올 11월부터 주최한 장애인 작가 전시회 ‘오버 더 레인보우(Over the Rainbow)’는 이런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 작가들이 관객과 소통하고 사회 참여 기회를 넓히는 무대다. 작가 선정에서 기초생활수급자를 우대하고, 선정된 작가들에게는 창작지원금(300만 원)을 지급한다. KT&G가 제작하는 내년도 달력에도 출품작들이 실린다.
○ 청년창업가 지원하는 ‘스타트업 허브’
올 9월 개관한 ‘상상마당 부산’은 지역의 문화·예술·창업 허브 역할을 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서울 홍대, 강원 춘천 등에 이은 5번째 공간이다. 지상 13층, 연면적 2만 m² 크기로 현재 운영 중인 상상마당 중 최대 규모다. 부산의 최대 상권 중 하나인 서면에 자리하고 있다. 개관 후 두 달여 만에 7만 명이 방문할 만큼 2030 세대들의 호응은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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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마당 4, 5층에는 지역 작가 전시회 등이 열리는 갤러 리(위 사진)가, 6층에는 지역 스타트업을 위한 사무실과 회의실이 마련돼 있다. KT&G 상상마당 제공
입주사들의 만족도도 높다. 소규모로 시작하는 스타트업은 초기에는 사무 공간을 찾는 게 어렵지 않고, 비용 부담도 적다. 하지만 기업 규모가 커지면 임차료 등 유지비 부담이 커지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곳은 상황이 다르다. 물류 스타트업 샌디의 염상준 공동대표는 “공유 오피스의 절반 이하 가격에 사무실을 쓸 수 있는 데다 투자자 소개도 받을 수 있어 굳이 서울로 이전하지 않아도 될 만큼 환경이 훌륭하다”고 말했다.
○ 문화 허브에서 지역 상생 거점으로
2층 디자인 스퀘어는 부산을 소재로 하는 상품이나 지역 신진 디자이너를 소개하는 곳이다. 기존 상점과 달리 제작자와의 상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판매가 부진한 제품에 대해선 기성 디자이너 등과 협업해 고객의 외면을 받은 이유, 개선점 등을 알려주는 식이다. 지역 디자인 산업 생태계가 유지되고 성장하도록 디딤돌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최근 수요가 급증한 1인 미디어 제작자들을 위한 스튜디오도 마련돼 있다. 촬영과 편집, 실시간 방송까지 가능하다. 1층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지역 독립서점 등과 연계해 계절별로 다양한 문화 행사를 열고 있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5개의 회의실은 각종 모임이나 스터디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전국 상상마당의 연간 방문객은 지난해 기준 연간 180만 명에 이른다. 지역 상권이 성장하는 효과도 뒤따랐다. 백복인 KT&G 사장은 “상상마당 부산은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을 지원하고, 지역 청년들과 소통하는 허브로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산=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