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집단감염 취약 요양병원 세균성 폐렴 동시 발생 위험 높아 치료시 항생제 내성균 늘어날 우려 중증환자 위한 항생제 고갈될 수도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일부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세균성 폐렴 환자 등 중환자를 위한 항생제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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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요양병원 입원자와 종사자의 집단 감염도 늘고 있다. 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책단은 기자회견에서 의료기관, 요양시설,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감염된 의료 관련 감염 코로나19 확진자 309명의 사망률은 11.65%로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11배 이상 높았다고 밝혔다. 특히 요양병원의 경우 감염관리가 잘 이뤄지지 않아 코로나19의 집단감염과 세균 동시 감염 및 2차 감염에 대한 우려가 높다.
감염취약시설 집단감염 증가, 세균성 폐렴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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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 중 감염될 수 있는 항생제 내성균은 병원 획득 폐렴 치료에 있어 항균요법의 실패를 초래하며 폐렴 환자의 사망률을 높이는 주된 원인 중 하나다. 요양병원의 항생제 내성률은 매우 높다. 2018년 국가항균제 내성균 조사연보에 따르면 병원 획득 폐렴의 원인균으로 알려진 녹농균,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균, 황색포도상구균의 요양병원 내성률은 각각 84.6%(카바페넴 내성), 88.9%(카바페넴 내성), 91.5%(세폭티신 내성)에 달했다. 병원 획득 폐렴은 중환자실 감염의 약 25%를 차지하며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은 기도 삽관을 한 환자의 9∼27%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균성 폐렴 동반 의심 시 경험적 항생제 사용
코로나19는 항생제로 치료할 수 없으나 코로나19 환자가 세균에 동시 감염되거나 2차 감염으로 폐렴 증상을 나타낼 경우 항생제로 치료해야 한다. 문제는 이 때문에 ‘슈퍼박테리아’라 불리는 항생제 내성균이 증가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와 세균 감염에 대한 5개국 24개의 연구 결과를 분석한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의 3.5%에서 코로나19와 세균감염이 동시에 나타났으며 14.3%에서 2차 세균성 감염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71.3%에게 항생제가 처방됐다.
2002년부터 2009년까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을 지낸 줄리 거버딩은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의 숨겨진 위험은 슈퍼박테리아”라고 밝히며 “2차 슈퍼박테리아 감염은 코로나19로 인해 항생제 사용이 증가하며 항생제의 개발 속도보다 항생제 내성균이 더 빨리 생길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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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항생제 확보돼야
한국의 항생제 내성률은 국제적으로 비교했을 때 높은 수준이다. 세계보건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황색포도상구균의 내성률은 67.6%로 조사 국가 중 1위였으며 녹농균의 카바페넴 내성률은 30.6%로 그리스에 이어 2위였다.
해외 보건선진국은 2010년대 초반부터 항생제를 포함한 항생제 내성균 증가에 대항하기 위해 신규 치료제의 연구개발과 책임감 있는 사용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은 내성균 증가로 인한 항생제 고갈을 막기 위해 2012년부터 시작된 항생제 개발 촉진법을 통해 작년까지 16개의 감염질환 인증 항생제를 허가했다. 그러나 이 중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항생제는 1종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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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