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TPP 복귀 여부 언급 피해 NYT “코로나-경제회복이 1순위” 美만 태평양 경제동맹 고립 우려 트럼프 지지자들 “다자주의 반대” 민주당 일각서도 “국내 투자 먼저”
중국이 주도한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15일 타결되면서 이 협정에서 빠진 미국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 측은 RCEP에 대한 대책, 특히 그 대항마 성격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복귀 여부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아 미국만 태평양 경제동맹에서 고립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7일 대선 승리 선언 후 TPP 복귀 여부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15일 RCEP 타결 직후에도 미 언론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뉴욕타임스(NYT)는 “당선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 회복 등에 집중하고 싶어 한다”며 중국 견제 및 TPP 복귀가 그의 우선 과제가 아니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제니퍼 힐먼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집안 정리를 할 때까지 다른 나라가 미국을 기다려 줄지 알 수 없다”며 중국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RCEP 출범이 바이든 당선인의 초기 시험대가 될 수 있다”며 RCEP에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미국의 우방국이 포함됐다는 점을 우려했다. NYT는 “중국이 RCEP를 통해 주변국에 지배적인 경제 강국이란 이미지를 공고히 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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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통상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다자간 협정에 복귀할 뜻을 밝혀 왔지만 국내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표를 던진 약 7300만 명의 유권자가 미 우선주의를 폐기하고 다자주의로 회귀하는 것에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 또 민주당 내에서도 지역구 민심 등을 이유로 ‘외국과의 무역협정이 미 산업의 경쟁력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보호무역주의 논리에 동조하는 의원이 상당하다. 바이든 캠프 내에서도 새로운 무역합의보다 미국 내 투자가 먼저라는 의견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