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 전집 개정신판 낸 홍유진 열린책들 기획이사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그로부터 24년 뒤 프로이트 전집(전 15권) 개정 신판을 낸 그의 딸 홍유진 열린책들 기획이사(36·사진)는 한발 더 나아가 프로이트가 더 널리 읽혔으면 한다. 10일 서울 종로구 카페 이마에서 만난 홍 이사는 “프로이트를 읽는 분은 대부분 50, 60대인데 젊은 층에게 읽게 하고 싶었다. 쉽게 읽을 수 있게 해보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003년 첫 개정판이 나온 뒤 17년이 흘러 번역에 손을 봐야 할 것이 꽤 됐다. 영어판 중역(重譯)이던 6권 ‘농담과 무의식의 관계’와 7권 ‘성욕에 관한 세 편의 에세이’는 새로 번역했다. 제목이 쉽게 와 닿지 않던 10권 ‘정신병리학의 문제들’은 ‘불안과 억압’으로, 15권 ‘정신분석학 개요’는 ‘과학과 정신분석학’으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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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를 잘 모르는 20, 30대를 위해 만화로 그려보기도 하고, 안무가가 책의 내용을 표현한 춤사위를 표지로 해보자고도 했어요. 하지만 무의식을 표현한 듯한 단색화의 이미지가 너무 강렬해서 이걸 뛰어넘을 수 있을 것 같지 않더라고요.”
어떻게 독자들에게 알릴지도 갖은 아이디어를 짜냈다. 한 라이브 커머스 방송에서 소개하는 책장에 전집을 진열해보자, 프로이트의 명문장 가운데 현 시대를 관통하는 문장을 색상별로 새긴 후드티를 팔아보자…. 하지만 이뤄지지는 않았다.
“라이브 커머스 방송이나 패션업체에서 하나같이 ‘우리 소비자층이랑 맞지 않는다’고 하는 거예요. 그럼 도대체 프로이트는 누구랑 맞는 걸까 하는 생각에 답답하기도 했어요.” 당초 프로이트 80주기인 지난해 내려고 했지만 올가을에야 나온 것도 이 같은 고심의 결과다.
그동안 전집은 각권을 모두 합쳐 32만 부를 발행했다. 그러나 대부분 ‘꿈의 해석’ ‘정신분석 강의’ ‘성욕에 관한 세 편의 에세이’ ‘농담과 무의식의 관계’ ‘늑대 인간’ 등만 나갔다. 아직 초판을 해소하지 못한 것도 있을 정도다. 전집을 통째로 사는 독자도 이제는 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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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