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화이자 주가 15% 급등… 자사주 13만주 62억원에 팔아 회사측 “사전계획… 문제 없어” “합법적이라도 여론 안좋아” 비판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화이자 측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주식 매각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규정을 따랐다. 사전에 결정된 계획의 일부”라며 법적 하자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규정은 상장기업 내부 인사가 보유한 해당 기업의 주식을 미리 정한 날짜와 가격에 매도할 수 있도록 했다.
부를라 CEO가 사전에 9일을 자사주 매도 시점으로 잡았다고 하더라도 화이자가 왜 같은 날 굳이 중간임상 발표를 해야 했느냐는 의문은 남는다. 주가 급등이 예상되는 이런 대형 발표의 시점을 회사 측에서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가가 급등한 날 자사주를 대량으로 매도한 것은 누가 봐도 석연치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매각이 합법적이더라도 여론은 좋지 않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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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올해 5월 전 세계에서 코로나19가 창궐할 당시 백신의 임상 첫 단계 성공 사실을 밝힌 미 생명공학기업 모더나의 주요 경영진 또한 주가가 급등한 시점에 자사주를 대거 매도해 구설에 올랐다. 스티븐 밴슬 CEO 등 경영진 5명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약 8900만 달러 이상의 주식을 매도했다. 이들 역시 “매각 날짜를 사전 예약했으며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백신 성공을 확신했다면 주가가 더 오를 텐데 왜 굳이 서둘러 자사주를 대량으로 매도하느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