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창립 100주년 기념 이기흥 회장 인터뷰 모든 국민 평생스포츠 즐기고 체육계 병폐 방지-경쟁력 위해 비정상적인 학교체육 고쳐야 장흥 체육인교육센터 건립 추진
대한체육회의 이기흥 회장은 “모든 국민이 평생 스포츠를 공유하는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학교 체육이 먼저 정상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체육인에 대한 전문 교육을 강화하는데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최근 만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65)에게 새로운 100년을 향해 한국 스포츠가 가야 할 방향을 묻자 위와 같은 짧고 명쾌한 답이 돌아왔다. 1920년 출범한 대한체육회는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았다. 3일 오후 2시 반 서울 송파구 올림픽홀에서 100주년 행사를 개최한다.
4년간 통합 대한체육회를 이끈 이 회장은 체육 현장의 목표 설정부터 잘못돼 있다고 지적했다. 학교 체육이 등한시되는 구조적 문제가 국민 건강은 물론이고 한국 스포츠의 경쟁력까지 떨어뜨린다는 것. 이 회장은 “어려서 운동한 사람이 나이가 들어서도 운동을 하는데 현재는 전혀 그런 구조가 갖춰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반복해서 발생하는 온갖 체육계 병폐의 원인도 결국 학교 체육이 무너진 것에서 찾을 수 있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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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철인3종 고 최숙현 선수의 폭력, 인권 침해 사태 이후 체육계를 향한 변화와 혁신 요구가 증폭되고 있다. 이 회장은 “전국에 지도자는 2만여 명, 선수는 14만여 명이 등록돼 있는데 이들이 뭘 하는지 대한체육회가 다 알기 힘들다. 시도체육회, 팀을 운영하는 지역자치단체와 종목별 협회·연맹의 권한과 책임이 명확하지 않다 보니 허점이 많다. 대한체육회에서 현재 정리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시에 대한체육회의 교육 역할은 크게 강화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한체육회는 전남 장흥에 체육인교육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 회장은 “사마광은 자신이 쓴 자치통감에서 교육으로 사람의 사고체계와 조직문화를 바꾸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단발성 교육이 아닌 직무, 인성, 소양교육 기회를 단계별, 수준별로 오랜 기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회장은 또 국민 모두가 스포츠를 즐기는 시대를 열기 위해 체육 행정을 총괄하는 정책 기구의 신설을 제안했다. “군인 체육은 국방부, 여성 체육은 여성가족부 등 체육 업무가 10개 이상 부처로 흩어져 있다. 체육부나 총리실 산하 국가체육위원회 같은 ‘컨트롤타워’를 신설해 기능을 한데 모으면 예산도 절감되고 효율적인 관리도 가능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기도 한 이 회장은 2032년 남북 공동 올림픽 유치를 한국 스포츠 미래 100년의 중요한 목표로 제시했다. “유치가 확정된 2024년 강원 겨울 유스올림픽을 통해 평양과 마식령에서도 경기를 치르고, 이를 징검다리 삼아 2032년 남북 공동 올림픽 유치로 가려 한다. 이 프로젝트가 잘 진행되면 광복 100주년인 2045년에는 스포츠가 평화와 통일의 변화를 이끌 기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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