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인텔 낸드플래시 인수
SK하이닉스가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양산한 128단 4D 낸드플래시. SK하이닉스 제공
최태원 SK 회장
이번 인수로 인텔의 기술 및 생산 능력과 고객을 흡수하게 된 SK하이닉스는 매년 13% 안팎의 성장세를 보이는 낸드플래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인수가 최종 마무리되면 SK하이닉스는 D램뿐 아니라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와 함께 확실한 ‘양강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 D램 편중 불균형 바로잡는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5위권을 유지하는 선도 기업이지만 ‘반쪽짜리 성과’라는 평가도 항상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메모리반도체는 크게 D램과 낸드플래시로 양분되는데 SK하이닉스가 D램 사업 규모만 지나치게 컸던 탓이다. 또 낸드플래시는 월별 사업 실적에서 종종 적자를 내기도 했다.
주요 국가 승인 절차를 거쳐 SK하이닉스는 2025년 3월까지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을 인수하는 작업을 마무리하게 된다. 내년 말까지 70억 달러를 인텔에 지급해 차세대 저장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관련 지식재산권(IP) 및 인력, 인텔의 중국 다롄 생산시설 인수 작업을 진행한다. 이어 2025년 3월 말까지 20억 달러를 추가 지급해 낸드플래시 웨이퍼 설계 및 생산 관련 IP, 연구개발(R&D) 인력을 흡수할 계획이다.
○ 인텔 업고 SSD 시장 강자로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M&A는 지속될 전망이다. 실제로 7월엔 미국 반도체 기업인 아날로그디바이스(ADI)가 경쟁사인 맥심인터그레이티드를 200억 달러(약 23조 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9월에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전문기업 엔비디아가 반도체 설계기업 ARM을 400억 달러(약 46조 원)에 인수하기로 해 ‘세기의 딜’이란 평가를 받기도 했다. 또 미국 반도체 기업 AMD도 특수 반도체 제조업체 자일링스를 300억 달러(약 34조 원)에 인수하기 위해 논의 중이다. 반면 인텔처럼 비메모리반도체에 집중하는 등 핵심 분야에 집중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통폐합 바람이 글로벌 반도체 업계를 휩쓸고 있다”고 평했다.
서동일 dong@donga.com·김현수 기자
:: 낸드플래시 ::
메모리반도체는 크게 D램과 낸드플래시로 나뉜다. D램이 일시적으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작업용이라면 낸드플래시는 반영구적으로 저장이 가능한 보관용이다. PC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에 널리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