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학당할 때 교무회의에서 그를 두둔한 것도 그 선생님이었다. “성서는 백 마리의 양 중 한 마리를 잃었다면 아흔아홉 마리를 남겨두고 길 잃은 양을 찾아 나서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선생님은 어린 학생을 품어주자고 했다. 학생이 얼마나 힘들면 그러겠는가. 학칙을 어겼다고 쫓아내면 그게 무슨 교육인가. 더욱이 이 학교는 기독교 정신을 받드는 미션스쿨이다. 그러나 학교는 끝내 그를 내쳤다. 그것이 그에게는 한이 되고 멍이 되었다.
학교는 아흔아홉 마리의 양을 위해 한 마리를 내쳤지만 선생님은 포기하지 않았다. 학교에서 쫓겨나 연극의 길로 들어선 제자가 공연을 할 때나 제자의 희곡이 공연될 때마다 극장을 찾았다. 폐암 수술을 받고 입원과 퇴원을 반복할 때도 공연을 보러 와서 제자를 축복했다. 격려 엽서도 잊지 않았다. “미리의 목소리로, 미리의 노래를 평생 쉬지 않고 부르도록 하세요. 그 노래에 공감하는 사람, 그 노래로 용기를 얻은 사람이 반드시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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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철 문학평론가·전북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