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인단 20명 걸린 최대 격전지… 4년전 여론조사 뒤지다 극적 신승 트럼프 “치료후 슈퍼맨 된 것 같아” 전용기 세운 공항서 1시간 연설 며느리-차남도 근교서 이벤트 펜실베이니아가 고향인 바이든도 10차례 이상 방문하며 공들여
“트럼프 보러가자” 새벽부터 장사진 13일 다음 달 대선의 핵심 경합지인 펜실베이니아주의 한 공항을 찾아 재선 유세를 벌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뒤로한 채 연설을 하고 있다. 선거인단 538명 중 20명이 걸려 있는 펜실베이니아는 대선 때마다 지지 후보가 바뀌는 데다 야당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고향이어서 집권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이곳을 차지하기 위한 혈투를 벌이고 있다. 존스타운=AP 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펜실베이니아 중서부 존스타운의 지지자들을 향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받은 후 슈퍼맨이 된 것 같다”며 “백신이 곧 나올 것이고 우리는 이 바이러스를 이겨낼 것”이라고 외쳤다. 5일 퇴원한 그는 하루 전 남부 플로리다에서 재선 유세를 재개했고 이날 펜실베이니아를 찾았다.
대통령의 차남 에릭(36)의 부인이자 트럼프 재선 캠프의 선임고문인 라라(38)는 같은 날 주(州) 최대 도시 필라델피아 근교에서 ‘트럼프 프라이드 이벤트’를 열었다. 14일에도 펜실베이니아 교외 마을에서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행사를 개최한다. 16일에는 에릭이 필라델피아에서 히스패닉 유권자의 표심 잡기에 나선다. 17일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주내 소도시 리딩을 찾아 유세를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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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건강 찾은듯 목소리 힘실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입원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재선 유세에서 혀를 내민 채 연설하고 있다. 그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등 건재함을 과시하며 “바이러스를 이겨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존스타운=AP 뉴시스
도시 엘리트 이미지가 강한 클린턴 후보와 달리 바이든 후보는 자신이 노동계층 출신임을 강조하며 고향을 누비고 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감염으로 15일로 예정됐던 2차 TV토론이 취소되자마자 “대신 같은 날 필라델피아에서 유권자와 직접 만나는 ‘타운홀’ 행사를 열겠다”고 밝혔다. 14일 트럼프 대통령도 “15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타운홀’ 회의를 개최하겠다”며 맞불을 놨다. 2차 토론이 열리지 않는 대신 두 후보가 모두 격전지에서 똑같은 방식의 대선 유세를 하며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펜실베이니아가 이번 대선의 ‘티핑포인트’(조금만 변화가 생겨도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점)가 될 수 있다. 양당이 선거 자금을 경쟁적으로 투입하고 있다”며 펜실베이니아를 둘러싼 두 후보의 혈투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국 지지율에서는 양 후보의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13일 영국 가디언은 바이든 후보가 57%의 지지를 얻어 트럼프 대통령(40%)을 17%포인트 차로 앞섰다고 전했다. 최근 여론조사 중 두 후보의 격차가 가장 크다. 특히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했던 유권자 중 12%가 바이든 지지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