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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주년 9·11… 트럼프-바이든, 뉴욕 대신 펜실베이니아로

입력 | 2020-09-14 03:00:00

테러때 또다른 여객기 추락장소… 소도시 섕크스빌서 대선 유세
양측 경합주인 점도 감안한 듯




9·11테러 19주년 맞아… 추모 불빛 하늘로 ‘9·11테러’ 19주년인 11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불빛이 하늘로 향하고 있다. 두 줄기 불빛은 당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던 세계무역센터(WTC)의 트윈타워를 상징하는 것이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알카에다의 2001년 테러로 뉴욕, 워싱턴, 섕크스빌 등에서 총 300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뉴욕=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9·11테러 19주년에 찾은 곳은 뉴욕이나 워싱턴이 아닌 펜실베이니아주의 작은 도시인 섕크스빌이었다. 당시 테러범들이 미 의회 의사당을 공격하려고 ‘유나이티드항공 93편’을 납치했지만 탑승객과 승무원들이 저항하자 들판에 추락시킨 곳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는 이날 몇 시간 차이로 섕크스빌의 추모관을 방문해 헌화하고 희생자 가족들을 만나 위로했다. 당시 사고로 승무원과 탑승객 40명이 숨졌다. 두 후보가 9·11테러로 세계무역센터(WTC)가 붕괴된 뉴욕이나 펜타곤이 공격당한 워싱턴 대신 상대적으로 피해 규모가 작은 섕크스빌을 방문한 이유는 펜실베이니아가 미국의 대표적인 경합주이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2008년과 2012년 대선에선 민주당, 2016년 대선에선 공화당이 승리했다.

같은 곳을 방문했지만 메시지는 확연히 갈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니파 극단주의 세력 이슬람국가(IS)의 최고지도자인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와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를 자신이 내린 명령으로 제거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9·11테러로 촉발된 아프가니스탄전쟁과 이라크전쟁에 파견됐던 장병들을 귀환시키려 하는 자신의 중동정책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철저히 희생자 추모와 가족 위로에 초점을 맞췄다. WSJ에 따르면 그는 9·11 추모행사에 참석하기 전 “(오늘은) 9·11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것이고, 모든 선거 광고를 중단했다. 엄숙한 날로 오늘을 기릴 것”이라고 했다. 실제 행사에서도 직접적인 선거 발언은 자제했다. 그 대신 바이든은 휠체어를 타고 행사에 참석한 여성이 9·11 때 43세의 나이로 사망한 아들 사진을 보여주자 2015년 장남 보 바이든을 뇌종양으로 잃은 경험을 이야기하며 아픔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