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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노영민, 與의원들 불러 “脫석탄 입법 속도조절을”

입력 | 2020-09-04 03:00:00

탈원전 이어 석탄발전 제한땐, 두산重 등 플랜트 수출 직격탄
“너무 세게 드라이브 말라” 당부




청와대가 더불어민주당에 탈(脫)석탄 입법의 속도 조절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탈원전에 이어 석탄화력발전까지 금지할 경우 산업계 피해가 막심하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3일 복수의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1일 민주당 우원식, 김성환, 민형배, 양이원영, 이소영 의원 등과 비서실장 공관에서 만나 “탈석탄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지금 당장 너무 세게 드라이브를 걸지 말고 적당히 해야 한다”는 취지로 당부했다. 노 실장이 만난 의원 5명은 민주당에서 친환경 발전 정책을 담당하면서 ‘그린뉴딜 연구회’에 참여하고 있다. 김성환 의원은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한국형뉴딜TF(특별위원회) 단장이기도 하다.

노 실장은 이날 “아직 원자력과 석탄발전을 대체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 기술 효율이 충분하지도 않을뿐더러 해외 석탄발전소 수출이 국가 경제에 주는 효용이 여전히 높다”는 취지로 의원들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권 관계자는 “국내 기업의 상황을 고려해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입장을 당에 전달하려 한 듯하다”고 전했다. 노 실장이 직접 나서 속도 조절을 요청한 만큼 민주당 내에서도 당분간 탈석탄 움직임에 브레이크가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노 실장이 만난 의원들은 지난달 28일 발의된 ‘해외 석탄발전 금지 4법’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전력, 한국수출입은행, KDB산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의 사업 범위에서 해외 석탄발전 사업을 제외해 기업들에 직접 수주 및 금융 지원·보증 등을 하지 못하도록 하자는 것.

관련 업계에선 해당 법안들이 국회를 통과하면 치명상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크다. 한 플랜트 업계 관계자는 “해외 건설 중 그나마 수익성이 나오는 분야가 해외 플랜트”라며 “공적 자금 지원 없이는 국제 경쟁력이 없어 기업 경영에 ‘카운터펀치’가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석탄화력발전 사업은 두산중공업 등 국내 발전업계로서는 포기하기 힘든 ‘캐시 카우’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수년 동안 전체 수주의 40%가량을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 의존하고 있다.

강성휘 yolo@donga.com·김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