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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17위와 3시간42분, 잘 싸운 권순우

입력 | 2020-09-04 03:00:00

US오픈 샤포발로프에 1-3 역전패… 첫세트 5-6서 극적으로 이겼지만
서브에 막히고 체력마저 떨어져




스포티즌 제공

4전 5기로 메이저대회 생애 첫 승을 따냈던 권순우(23·사진)가 처음 오른 2회전 무대에서 3시간 42분에 걸친 접전 끝에 아쉬운 역전패로 마감했다.

세계랭킹 73위 권순우는 3일 미국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2회전에서 세계랭킹 17위 데니스 샤포발로프(21·캐나다)에게 1-3(7-6<7-5>, 4-6, 4-6, 2-6)으로 패했다.

권순우는 이날 경기 초반 고도의 집중력을 보여줬다. 강한 서브와 리턴 공격을 앞세운 샤포발로프를 상대로 게임스코어 5-6으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1세트를 타이브레이크로 끌고 갔다. 타이브레이크에서도 2-5까지 뒤졌던 권순우는 샤포발로프가 더블폴트 등으로 흔들리는 틈을 타 내리 5점을 따내며 첫 세트를 가져왔다. 권순우는 “2-5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포기하기보다는 끝까지 한 포인트 잡다 보면 기회가 올 거라 믿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 서브에이스만 20개를 몰아치고, 적극적인 네트플레이 등으로 포인트를 챙긴 왼손잡이 샤포발로프를 넘어서지 못하고 세 세트를 연속으로 내줬다. 권순우는 이날 서브에이스가 2개에 불과했고, 네트플레이와 브레이크 포인트, 리시빙 포인트 등 전반적인 수치에서 샤포발로프에게 뒤졌다. 임규태 코치는 “샤포발로프보다 먼저 강하게 치고 나갔어야 했는데 상대에게 주도권을 내줬다”며 “특히 3세트 이후 소극적인 공격을 했다”고 평했다. 권순우 역시 “득점할 기회가 왔을 때 소극적으로 플레이를 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권순우가 아시아 선수 특유의 ‘압박 테니스’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강한 체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권순우는 긴 랠리를 통해 상대방을 압박하는 플레이를 구사하고 있다.

손승리 해설위원은 “권순우가 체력이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오늘 경기에서도 후반으로 갈수록 0.2∼0.3초 정도 리액션이 느려지는 모습을 보였다”며 “긴 랠리에서 권순우가 샤포발로프를 많이 이겼는데, 이를 경기가 끝날 때까지 유지하기 위한 트레이닝과 경기 중간 에너지를 올리기 위한 식이요법, 피로도를 지연시키는 방법 등 여러 방안을 동원해 경기 내내 일관된 몸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