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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지지’ 30대 쓴 ‘시무7조’ 20만 넘겨…文대통령 답할까

입력 | 2020-08-28 09:16:00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고 풍자한 이른바 ‘시무 7조’ 청와대 국민청원이 28일 오전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갈무리


문재인 정부를 전면적으로 조목조목 비판하고 풍자한 이른바 ‘시무 7조’ 청와대 국민청원이 28일 오전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20만명 이상 동의하면 청와대나 정부 관계자가 답변을 내놓게 된다. 문 대통령이 직접 청원에 답할지도 주목된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지난 12일 접수된 ‘진인(塵人) 조은산이 시무 7조를 주청하는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 살펴주시옵소서’라는 제목의 청원글은 이날 오전 9시경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상소문 형식의 이 글은 고려 전기 문신 최승로가 성종에게 당면한 28개 과제에 대한 견해를 서술한 상소문 ‘시무28조’에서 제목을 따온 것으로 보인다.

이 글은 △감성보다 이성을 중히 여기시어 정책을 펼치시옵소서 △명분보다 실리를 중히 여기시어 외교에 임하시옵소서 등 7개 과제로 나눠 감세 주장부터 인사 쇄신 문제까지 꼬집었다.

특히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겨냥해선 “본직이 법무부 장관인지 국토부 장관인지 아직도 감을 못 잡은 어느 대신은 전월세 시세를 자신이 정하겠다며 여기저기 널뛰기를 하고 칼춤을 추어 미천한 백성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고 비꼬았다.

글을 작성한 ’진인 조은산’(필명)은 인천에서 어린 두 자녀를 키우는 평범한 30대 가정으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지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은산은 이날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길고 지루한 넋두리에 불과한 글이 비로소 세상 밖으로 나와 많은 관심과 응원의 말들과 함께 정당한 한 개의 동의를 받게 되어 벅찬 마음을 감출 수 없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또 “제 능력에 비추어 너무도 과한 찬사와 관심이기 때문에 두렵다”며 “수고스럽게도 찾아가 동의를 해주신 많은 분들과 이러한 사정을 널리 알려주신 기자님들에게 고개를 깊이 숙여 제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죄송하지만 저는 이것을 끝으로 더 이상의 언론을 통한 개인사나 글의 배경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며 “시무 7조를 쓰며 꼭 써넣고 싶었던 문장이 있다. 오천만의 백성은 곧 오천만의 세상과 같다”고 마무리 인사를 했다.

한편 조은산의 청원글은 전날 오후 뒤늦게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공개됐다. 청와대가 15일 동안 공개 여부를 결정하지 않다가 논란이 일자 뒤늦게 공개 결정을 내린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민감한 내용은 공개 여부를 판단하는 데 2주가량 시일이 걸리기도 한다. 정상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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