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는 17일 오전 10시 반 경 도쿄 신주쿠의 게이오대병원을 방문했다. 아베 총리는 15일 일본의 패전(종전) 75주년에 열린 전국 전몰자 추도식 참석 이후 3일 간(16~18일)의 휴식 기간을 이용해 병원을 찾았다. 총리 관저의 한 비서관은 “건강 상태의 확인이고 휴가를 이용해 당일 검진을 받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검진은 통상적인 일정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6개월에 한 번 씩 이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건강 검진을 받고 있는데 최근 정기 검진은 6월 13일에 이뤄졌다. 일본의 한 소식통은 “정기 검진을 받은 후 2개월 만에 추가 검진을 받기 위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은 아주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소식통은 “(아베 총리가) 16일 오후 병원 방문을 위해 미리 준비를 하고 있었고, 상황에 따라서는 입원까지 고려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의 건강 이상설은 최근 코로나19 대응 미흡, 지지율 하락 등이 겹치며 퍼지기 시작했다. 특히 사진 전문 주간지 ‘플래시’가 “아베 총리가 7월 6일 관저 내 집무실에서 피를 토했다는 정보가 있다”고 보도하며 일파만파로 번졌다. 마이니치신문은 “총리의 정신은 건강하지만 ”은 피곤한 상태“라는 관저 간부의 발언을 전했다. TBS방송은 아베 총리가 걷는 속도가 늦어졌다는 점을 측정해 건강 이상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건강 이상으로 임기(내년 9월) 완수에도 영향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아베 총리의 최측근 중 한 명인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자민당 세제조사회장도 16일 한 방송에 출연해 ”며칠이라도 좋으니 강제로라도 쉬게 해야 한다“고 걱정했다. 아베 총리의 또 다른 측근인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자민당 간사장 대행도 17일 ”아베 총리는 지병을 갖고 있다. 제대로 검사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