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0회국회(임시회) 제7차 본회의에서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2020.7.30/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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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에 제2, 제3의 ‘윤희숙’이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는 오는 4일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열고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10여 건의 나머지 부동산 대책 관련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번 본회의에 오를 부동산 법안은 기획재정위원회를 통과한 ‘종합부동산세법 일부개정안’, ‘법인세법 일부개정안’, ‘소득세법 일부개정안’을 비롯해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한 ‘지방세법 일부개정안’, ‘지방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안’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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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입장에서는 지난달 30일 전·월세 계약 기간 4년(2+2년) 보장 등을 내용으로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등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때처럼 법안 처리를 손 놓고 바라봐야 할 처지에 놓인 셈이다.
그러나 30일 본회의는 모처럼 제1야당의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5분 자유발언에 나선 윤희숙 통합당 의원의 연설이 보는 이로 하여금 충분한 공감을 이끌어내면서다.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말로 연설을 시작한 윤 의원은 “저는 지난 5월 이사했는데 이사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집주인이 2년 있다 나가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을 달고 있다”며 “그런데 오늘 표결된 법안을 보며 제가 기분이 좋았냐 하면 그렇지 않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제게 든 생각은 4년 있다가 꼼짝없이 월세로 들어가게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라며 “이제 더 전세는 없겠구나, 이게 제 개인의 고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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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설은 발언 중간중간 손과 몸을 떨 만큼 진정을 다한 점이 보고 듣는 사람에게 전달되며 같은 당 의원들과 시청자의 공감을 샀다. 칭찬에 인색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마저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의원의 연설과 관련한 기사를 링크하고 “이제야 제대로 한다”는 평가를 남겼다.
진 전 교수는 “이 연설은 첫째 비판이 합리적이고, 둘째 국민의 상당수가 가진 심정을 정서적으로 대변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며 “(야당은) 빠루 들고 싸울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윤 의원의 연설은 통합당의 ‘국회 내 투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통합당은 ‘발목 잡는 야당’ 이미지를 각인시킨 장외투쟁보다 ‘국회 내 투쟁’ 전략에 방점을 찍은 상황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비대위 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우리 국민 수준이 예전과 다르기에 국회의원이 무조건 장외투쟁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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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원내대표도 일치된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의원총회에서 “기회가 있을 때 최선을 다하자”며 “헌법과 국회법 내에서 최대한 우리 주장을 밝히되 겸손하고 오만하지 않게, 막말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게 하자”고 했다. 장외투쟁보다는 장내 투쟁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통합당은 실제 국회 내에서 투쟁하고 있다. 21대 국회가 개원한 이후 민주당의 의사 진행에 반발해 중도 퇴장한 적은 있어도 단 한 번도 의사 일정에 참석하지 않은 적은 없다.
지난 본회의와 지난달 29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에도 통합당 소속 의원들은 대부분 참석했다. 운영위에서는 위원들 각자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민주당의 일방적인 의사 진행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 뒤 퇴장했다. 본회의와 운영위뿐만 아니라 법제사법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등 다른 쟁점 상임위에서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4일 본회의에 등장할 제2의 윤희숙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당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수적열세지만 민주당 주도의 일방적인 법안 처리, 또 그 법안이 가진 문제점 등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당내에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전문가와 스피커가 많은 만큼 원내지도부가 충분히 상의해 결정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