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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밥만 말아서 준 제주 어린이집… 오전에 남은 죽, 오후에 다시 주기도”

입력 | 2020-07-23 03:00:00

평등보육노조 “위생점검때만 3구 급식판에 식사-간식 제공”
제주도 “사실여부 확인하겠다”




제주 지역 일부 어린이집에서 부실한 급식을 제공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어린이집에서 제공한 급식. 국이나 물에 밥만 말아서 주거나(왼쪽 사진) 반찬을 부실하게 제공했다. 제주평등보육노동조합 제공

제주지역 어린이집에서 국이나 물에 밥만 말아서 점심으로 줬다는 주장이 제기돼 부실 급식 논란이 일고 있다.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참여하는 제주평등보육노동조합은 22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실·불량급식에 대한 실태를 폭로했다.

이날 보육교사 A 씨는 “생후 24∼27개월 아이들을 상대로 3구 급식판에 식사와 간식을 제공해야 하지만 밥을 국이나 물에 말아 놓은 국밥만 아이들에게 줬다”며 “어린이집 평가인증이 있는 단 하루만 3구 급식판에 밥과 국, 반찬이 따로 나왔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국밥만 있거나 반찬이 부실한 급식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급식 대부분을 죽으로 제공한 사례도 있었다.

또 다른 보육교사 B 씨는 “오전이나 오후에 모두 죽이 나왔고 ‘조리 2시간 후 폐기’ 원칙도 무시한 채 오전에 만든 죽을 데워 다시 오후에 주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원산지 표기를 속였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산 식재료만 사용한다고 알려진 한 어린이집은 외국산 식재료로 조리해 제공했다. 교사들이 이 어린이집의 냉장고를 확인한 결과 두부에 쓰인 콩의 원산지는 외국산이었고 고기 역시 국산이 아닌 스페인산이 사용되고 있었다고 했다.

김상민 제주평등보육노조 부위원장은 “제주도에서 위생 점검에 나선다는 사실을 알고 실제 급식과는 다른 급식을 준비하는 어린이집도 있다”며 “어린이집의 부실 급식 실태를 뿌리 뽑기 위해 부실·불량급식과 위생불량에 대한 신고센터를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제주지역에서는 31일까지 어린이집 488개소에 대해 급식 등 위생 분야에 대한 점검을 하고 있다. 현장 점검을 나가기 전에 서면으로 관련 내용을 미리 어린이집에 통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 관계자는 “현재 매뉴얼로는 현장 점검을 위한 방문 이전에 어린이집에 통보하도록 돼 있다”며 “노조에서 제기한 사안에 대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했다. 해당 어린이집 관계자는 “관계 기관에 구체적인 해명을 했다”고 답했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