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쯔강 지류 추허강 둑 2군데, 1998년 대홍수 이후로 처음 폭파 난징 지키려 상류 농경지 희생… 피해 예상지역 주민 미리 대피 싼샤댐 수위 164m까지 치솟아… 위험수위 훌쩍 넘어 우려 커져
중국 안후이성 당국이 19일 오전 폭파해 무너뜨린 창장강 지류 추허강의 제방 한가운데로 상당량의 물이 흐르고 있다. 중국 매체 펑파이 화면 캡처
20일 중국 매체 펑파이(澎湃) 등에 따르면 안후이성 당국은 19일 새벽 추허(滁河)강의 제방 두 곳을 폭파해 무너뜨렸다. 불어난 물을 방류하기 위해 제방을 폭파한 것은 1998년 최악의 대홍수 때만 사용됐던 극단적 조치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추허강은 양쯔강이라고도 불리는 창장(長江)강의 한 지류로 안후이성과 장쑤(江蘇)성이 관할하는 9개 현에 걸쳐 있다. 총 길이는 약 270km에 달한다. 인구 약 840만 명의 난징(南京)시와 500만 명의 허페이(合肥)시를 지난다. 펑파이는 ‘추허강의 수위가 17, 18일 이틀 동안 3m 이상 오르며 긴급 상황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 강물이 그대로 하류 댐까지 도달하면 댐 수위가 한계치를 넘어 주변 도시에 최악의 홍수 피해를 줄 수 있는 상황에 이르는 것이다. 실제 19일 새벽 추허강 하류 댐 수위는 14.33m로 사상 최고 수위인 14.39m 직전까지 올라갔고, 이 댐의 한계 수위인 15.3m에 근접했다.
세계 최대 수력발전 댐인 싼샤댐에 대한 불안도 커지고 있다. 후베이(湖北)성 이창(宜昌)시에 건설된 싼샤댐에는 초당 6만1000m³의 물이 유입되면서 수위는 19일 163.85m까지 치솟았다. 이는 통제 수위인 145m를 한참 넘어선 것은 물론이고 최고 수위인 175m에 육박하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싼샤댐은 수위 175m, 초당 물 유입량 7만 m³의 상황을 맞아도 끄떡없다”고 주장했다.
중국 남부 지역에서는 계속되는 폭우로 추허강 외에 하천 곳곳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화통신은 중국 하천 433곳에서 경계수위를 넘는 홍수가 발생했고 이 가운데 33곳은 사상 최고 수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이번 폭우로 13일 기준으로 141명이 사망 및 실종되고 이재민 3873만 명이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중국의 홍수 피해액은 약 500억 위안(약 8조6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