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링팀인 ‘팀킴’의 김은정 선수를 비롯한 소속 선수들 등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고 최숙현 선수 사건에 대한 호소문 낭독을 하고 있다. 뉴시스
광고 로드중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과 김민정·장반석 전 경북체육회 감독 등 지도자 일가의 폭언·폭행, 채용비리, 상금 및 후원금 횡령 의혹을 제기했던 여자컬링 국가대표 ‘팀 킴’의 김은정 선수가 20일 “1년 8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변한 것이 없다”고 호소했다.
‘안경 선배’로 알려진 김 선수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관리감독의 근본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제2의 팀 킴 사태, 철인3종 폭행·폭언 사건이 또 일어나고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미래통합당 김예지 의원이 주선했다.
김 선수는 가혹행위에 시달리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을 두고 “아무 변화가 없어 힘들어했던 저희처럼 생전 최 선수와 피해선수들도 신고 후 개선되지 않고 묵인된 현실에 불안하고 상처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철인3종 사건을 보며 저희와 유사한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희와 같은 결과로 흐르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사건이 일어나고 경주시청팀 해산, 관련자 사건 무마 정황 등을 관리 감독해야 하는 경북체육회는 사건에 대해 단 한 번의 입장 발표나 해결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모르쇠로 일관하는 상황 등은 저희 팀이 겪은 것과 매우 유사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팀 킴 호소문 사태 이후 1년 8개월이 지났는데 관련자 사법조치 진행 외에 문화체육관광부 감사결과에 대한 어떤 행정조치도 이뤄지지 않고 저희 경북체육회 컬링팀 음해 시도마저 느껴져 하루하루 불안한 마음으로 운동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광고 로드중
이어 “문체부 감사결과 통해 62건 중 6건 이상의 징계와 사법 조치 권고 받은 A 부장(경북체육회 직원)은 사태 이후에도 저희를 관리했다. 그는 2개월 정직 징계 받았지만 징계 종료 후 다시 컬링 팀 관리하는 체육진흥부장으로 복직했다”고 말했다.
김 선수는 “지금처럼 사건이 생기면 똑같은 문제가 반복될 것이다. 선수들 희생과 성과는 잔인할 만큼 중요시되지만 관리자의 책임은 너무도 관대한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 박양우 문체부 장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김하영 경북체육회장은 제발 다시 한 번 저희의 호소문으로 밝혀진 관련자들 징계하고 처벌해달라”고 촉구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