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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유일한 軍 복지시설인데…” 태릉골프장 활용 계획에 ‘軍홀대’논란도

입력 | 2020-07-20 17:13:00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주택용지 확보를 위한 부지를 거론하며 구체적인 실명을 거론한 곳은 태릉골프장 단 한 곳이었다. 이에 국방부도 “공공주택 공급물량 확대 필요성, 시급성과 군인 복지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관계부처, 지방자치단체 등과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군 일각에선 “제대로 된 주택 공급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군 유휴부지부터 활용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와 담벼락을 사이에 둔 태릉골프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만들었다. 육사생도의 교련 훈련용 부지를 박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1966년 육사 전용 골프장으로 바꾼 것. 당시 박 전 대통령은 골프장 개장식 때 직접 시타를 하기도 했다. 각 사단 공병대가 한 홀씩 공사를 맡았기에 지금도 홀마다 군부대 마크가 새겨져 있다. 육사와 태릉골프장 부지를 합치면 216만 여㎡에 이른다.

서울 시내에 있는 유일한 군 골프장인 만큼 이곳은 그간 전·현직 군 장성들이 자주 찾았다. 취미 생활로 골프를 즐기지 않는 문재인 대통령과 달리, 노무현 전 대통령은 권양숙 여사와 재임 기간 종종 태릉골프장을 찾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태릉골프장은 2018년에도 택지 후보지로 거론됐으나 군에서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이번 태릉골프장의 택지 활용이 본격적으로 서울 시내 군 유휴부지 활용 논의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서울 시내 유일한 군 복지시설이기도 한 이곳을 주택 공급 우선순위로 두는 것은 그만큼 ‘군 홀대’ 기조가 반영된 것”이라며 “예비역 장성 등 군 원로들의 반발도 상당할 듯하다”고 전했다.

신규진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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