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프절에서 바이러스 제거… 뇌수막 림프관은 뇌질환에 영향 치매 치료할 기관으로 주목”
최근 들어 몸속 하수도의 중요성이 속속 드러나며 림프관이 의학과 생명과학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10일(현지 시간) 최근 10년 동안 밝혀진 림프관의 새로운 기능과 역할을 정리한 리뷰논문을 공개했다. 리뷰논문이란 주목받는 분야의 최고 석학이 학계의 최신 연구 방향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논문이다. 이 리뷰논문 집필에는 고규영 기초과학연구원(IBS) 혈관연구단장(사진)과 타탸나 페트로바 스위스 로잔대 의대 교수가 참여했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림프관의 역할은 면역 감독 기능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유발하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가 몸에 침투하는 경로는 콧구멍 속 점막과 폐의 상피세포다. 바이러스가 이 부분을 통해 침투한 다음 세포 밖으로 나와 이동하는 주요 경로가 림프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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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속 림프액인 뇌척수액이 흐르는 뇌수막 림프관의 기능을 재발견한 것도 최근 연구 발전을 주도하고 있다. 뇌는 큰 맥주잔 1개에 해당하는 0.5L의 뇌척수액에 항상 잠겨 있다. 여기에 연결된 뇌수막 림프관은 200년 전에 발견됐으나 기능은 알려지지 않았다. 고 단장팀은 뇌 하부에서 새로운 뇌수막 림프관의 존재를 지난해 발견하고, 여기서 뇌 속 찌꺼기 단백질과 함께 뇌척수액이 배출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고 단장은 “뇌수막 림프관이 노화하면 배수 기능이 약화된다”며 “도시에 하수도가 막히면 도시 기능이 정지하듯 뇌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하는 게 알츠하이머병,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의 원리”라고 말했다. 이 연구를 통해 뇌수막 림프관 조절을 통해 치매를 치료할 새로운 기술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