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소재 집단 식중독 사태가 발생한 유치원에 일시 폐쇄 명령서가 부착돼 있다. 2020.6.29 © News1
장출혈성대장균(EHEC) 확진자 58명(28일 오후 6시 기준)이 발생한 경기 안산시 A유치원 학부모가 ‘주홍글씨 낙인’을 우려했다.
A유치원 사태 학부모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된 B씨는 29일 A유치원 수사 상황을 지켜본 뒤 취재진에 “주위에서 ‘○○○(유치원명)병’이라고 이야기 한다. 같이 손잡고 논다고 감염되는 병이 아닌데도 그런 상처가 되는 말들이 돌고 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유치원 이름을 딴 병명이 만들어져 소문으로 돌면서 다른 단지와 거리가 멀어지고, 유치원 전원도 어렵게 되는 등 학부모와 아이들의 피해와 고통이 크다는 하소연이다.
B씨는 “떠도는 말대로라면 치료를 받고 있는 둘 째와 셋 째를 돌본 저도 감염됐어야 하고, 함께 지낸 첫 째도 감염됐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저는 물론 첫 째도 음성이다”며 “제발 주홍글씨 낙인을 찍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A유치원 원장에 대해서는 “소통은 되고 있다. 학부모들과 개별적 연락을 취하는 것으로 안다”며 “원장은 ‘모든 것 내려놓고 책임을 지겠다. 공적·사적 보상을 하겠다’고 이야기 한다”고 전했다.
B씨는 “어제 대책위원회가 구성됐다. 조만간 지역 국회의원인 전해철 의원과 안산시 등과 만나 이번 사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등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A유치원에 수사관 5명을 파견해 원내 폐쇄회로(CC)TV 영상 파일과 급식 장부 등 관련 자료를 임의제출받았다. 파란색 압수수색용 박스 1개 분량이다. 지난 27일 A유치원 학부모들이 관련 고소장을 접수한 지 이틀만의 조치다.
한편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8일 오후 6시 기준 유치원 원아 및 종사자 202명 중 장출혈성대장균 확진자는 58명이다. 지난 27일 57명에서 1명 늘어났다.
확진자는 주로 원생이며 원장 1명과 종사자 1명도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는 2~3세 형제가 양성 판정을 받기도 했다. 관련 유증상자는 총 114명으로 원생 111명, 원아의 가족 3명 등이다.
현재 입원자는 원아 19명과 가족 2명 등 21명이다. 이 중 16명(원아 14명, 가족 2명)에서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일명 햄버거병) 의심증상이 발생했다. 현재 4명이 투석치료 중이다.
(안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