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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대북방송, 北에 특효약…아이돌 음악 들으며 南 동경”

입력 | 2020-06-24 13:22:00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 사진=뉴스1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이 24일 “우리 군이 북한의 대남 확성기 재설치에 대응해 대남 확성기를 복구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고 하자마자 김정은이 군사행동을 보류했다”라며 “대북방송이 무섭긴 한가보다”라고 말했다.

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북한엔 대북방송이 단연 특효약’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3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에서 북한군 총참모부가 제기했던 군사행동 계획들을 보류하도록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제 우리 정부는 북한의 비정상적인 행태에 대해 끌려다녀서는 절대 안 된다”며 “북한 도발에 대해 미리미리 대응 매뉴얼을 세워 원칙에 따라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대응 매뉴얼과 우리 정부의 원칙을 북에 공개해 북이 섣불리 도발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반드시 억제해야 한다”며 “사전 도발 억제만이 실질적 평화를 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23일 오전 인천광역시 강화군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봉화산에서 북한 군인들이 대남 확성기를 위장막 혹은 방수포로 보이는 덮개로 가리고 있다. 사진=뉴스1


앞서 이날 오전 북한이 강원도 철원군 평화전망대 인근 최전방 일부 지역에서 재설치했던 대남 확성기 10여 개를 철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대남 확성기 철거 동향과 관련해 구체적인 확인은 거부했다. 다만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대남 확성기 철거 여부에 대한 질문에 “부인하지 않겠다”고 답해 사실상 대남 확성기 철거를 시인했다.

이 같은 소식에 태 의원은 “무력은 문화를 절대 이기지 못한다. 북에게 핵이 있다면, 우리에게는 대북방송이 있었다”며 “4·27 판문점 선언 중 김정은 최대 치적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막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남북 접경 지역 북한군은 우리 대북 확성기에서 나오는 날씨 정보를 듣고 당일 농사 등의 작업을 결정한다. 북한군은 확성기를 통해 우리의 뉴스, 스포츠 소식, 아이돌 가수의 음악을 들으며 대한민국을 동경한다”며 “심지어 김정은의 비공식 중국방문도 우리 확성기를 통해 북한군에게 전달되기도 했다”고 부연했다.

또 “북한에서 군을 총괄하는 조직은 총참모부이고, 정치 사상교육을 담당하는 부서는 총정치국이다. 단연 두 조직 중 갑은 총정치국이라 할 수 있다”며 “우리 군의 대북방송 재개 방안 검토에 대해 북한 총정치국은 ‘이제 다시 어떻게 군을 사상교육 해야 할지’ 상당히 골머리를 썩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부전선 백마부대 소초 장병들이 2018년 5월 1일 경기도 파주시 민간인 통제구역내 설치돼 있는 고정형 대북 확성기를 철거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한편, 이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날 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를 화상으로 주재하고 대남 군사행동 계획의 이행을 보류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