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김여정, 文대통령 6·15 메시지에 “혐오감 금할 수 없어”

입력 | 2020-06-17 08:28:00

지난 15일 文 대북 유화 메시지 조목조목 비난
"文, 삐라 사죄·반성 없고 변명으로 책임 회피"
"남북합의 이행 안 하고 미국 눈치보며 구걸질"
"南 친미사대주의에 남북관계 농락물로 전락"
"정신 잘못된 게 아닌가", "처신머리 역겹다" 비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17일 문재인 대통령의 6·15 메시지에 대해 “새삼 혐오감을 금할 수 없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 “앞으로 남조선 당국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후회와 한탄뿐일 것”이라며 추가 행동을 예고했다.

김 제1부부장은 이날 담화를 내고 문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 수석비서관·보좌관 회의와 6·15선언 20주년 기념행사에서 밝힌 대북 메시지를 맹비난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 제1부부장은 “엄중한 현 사태가 쓰레기들의 반공화국 삐라 살포 망동과 그를 묵인한 남조선 당국 때문에 초래됐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며 “이번 연설은 응당 그에 대한 사죄와 반성, 재발 방지에 대한 확고한 다짐이 있어야 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본말은 간데 없고 책임 회피를 위한 변명과 오그랑수를 범벅해놓은 화려한 미사여구로 일관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특유의 어법과 화법으로 멋쟁이 시늉을 해보느라 따라 읽는 글줄 표현들을 다듬는데 품 꽤나 넣은 것 같은데 현 사태의 본질을 도대체 알고나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남조선 당국의 처사는 추상적인 미화분식으로 어물쩍해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제1부부장은 대북전단 살포를 “우리의 존엄의 대표자이신 위원장 동지를 감히 모독한 것은 우리 인민의 정신적 핵을 건드린 것”이라고 규정하면서 “이것만은 절대로 추호도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 전인민적인 사상 감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것을 어떻게 ‘일부’의 소행으로, ‘불편하고 어려운 문제’로 매도하고 단순히 ‘무거운 마음’으로만 대할 수 있단 말인가”라며 “그런데 남조선 당국자에게는 무엇을 잘못했는지에 대한 인정도 없고 눈곱 만큼의 반성도 없으며 대책은 더더욱 없다”고 꼬집었다.

김 제1부부장은 문 대통령이 대북전단 문제를 계기로 남북이 대결시대로 돌아갈까봐 우려를 표한 데 대해서도 “마디마디에 철면피함과 뻔뻔함이 매캐하게 묻어나오는 궤변”이라고 깎아내렸다.

그는 “북남관계를 책임진 주인의 자세와 이장으로 돌아오라는 우리의 권언과 충고에 귀머거리, 벙어리 흉내를 내며 신의와 약속을 헌신짝처럼 저버린 것은 과연 누구인가”라며 “그것도 모자라 저들이 빚어낸 사태의 책임까지도 우리에게 전가하려는 것은 참으로 뻔뻔스럽고 오만불손한 행위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도대체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남조선 당국이 이행해야 할 내용을 제대로 실행한 것이 한 조항이라도 있단 말인가”라며 “한 것이 있다면 주인구실은 하지 못하고 상전의 눈치나 보며 국제사회에 구걸질하러 다닌 것이 전부인데 그것을 끊임없는 노력, 소통의 끈으로 포장하는 것은 여우도 낯을 붉힐 비열하고 간특한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김 제1부부장은 문 대통령이 남북관계 진전과 관련 국제사회의 동의를 얻는 노력도 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북남관계가 오늘과 같은 파국에 이른 마당에 와서까지 제 집을 난도질한 강도에게 구걸의 손길을 내밀어야 하겠는가”라고 질타했다.

그는 “지난 2년간 남조선 당국은 민족자주가 아니라 북남관계와 조미(북미)관계의 선순환이라는 엉뚱한 정책에 매진해왔고 뒤늦게나마 ‘운신의 폭을 넓히겠다’고 흰목을 뽑아들 때에조차 ‘제재의 틀 안에서’라는 전제조건을 절대적으로 덧붙여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오늘 북남관계가 미국의 농락물로 전락된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의 집요하고 고질적인 친미사대와 굴종주의가 낳은 비극”이라며 “문제는 시궁창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이 순간까지도 남조선 당국자가 외세의 바지가랑이를 놓을 수 없다고 구접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제 1부부장은 이어 문 대통령을 향해 “제 손으로 제 눈을 찌르는 미련한 주문을 한두 번도 아니고 연설 때마다 꼭꼭 제정신없이 외워대고 있는 것을 보면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사람이 정신은 잘못된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고 비아냥댔다.

그는 또한 “항상 연단이나 촬영기, 마이크 앞에만 나서면 마치 어린애 같이 천진하고 희망에 부푼 꿈 같은 소리만 토사하고 온갖 잘난 척, 정의로운 척, 원칙적인 척하며 평화의 사도처럼 처신머리 역겹게 하고 돌아가니 그 꼴불견 혼자 보기 아까워 우리 인민들에게도 좀 알리자고 내가 오늘 또 말폭탄을 터뜨리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제1부부장은 끝으로 “어쨌든 이제는 남조선 당국자들이 우리와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나앉게 됐다”며 “신의를 배신한 것이 얼마나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인가를 남조선 당국자들은 흐르는 시간 속에 뼈 아프게 느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