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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가 부사관에 심부름 시켜”…‘회장님 아들’ 특혜 의혹 폭로

입력 | 2020-06-12 17:54:00

동아일보DB


서울 지역 한 공군 부대의 병사가 부모의 재력으로 각종 특혜를 누리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공군이 감사에 착수했다.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자신을 서울 금천구 지역의 한 공군 부대 부사관이라고 밝힌 제보자가 “우리 부대에서 부모의 재력 때문에 특정 병사에게 특혜를 주고 이를 묵인 방조해 오는 등의 비위 행위를 폭로하려고 한다”고 밝힌 글이 올라왔다.

그는 “해당 병사가 부대에 전입을 왔을 때 병사들과 부사관 선배들 사이에서 해당 병사의 아버지가 모 대기업 회장이라는 얘기가 돌았다. 아마 특혜를 준 것도 이를 묵인 방조한 것도 모두 부모의 재력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최근까지도 해당 병사의 부모는 밤낮으로 부사관 선후배들에게 아들의 병영생활 문제에 개입해달라고 전화를 한다”고 주장했다.

제보자는 해당 병사가 부사관에게 빨래와 음용수 배달 등을 시켰으며 1인실에서 “황제 생활관”을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 등을 제기했다.

그는 “처음에 부대에 ‘병사 빨래랑 물 배달을 재정처 아무개 부사관이 하더라’라는 소문을 들었을 때 저는 믿지 않았다. 그런데 이를 수차례 목격했다는 부사관 후배와 병사들의 말을 듣고는 생각이 바뀌었다”며 “목격했다는 증언에 따르면 ‘해당 병사가 매주 토요일 아침에 빨래를 부대 밖으로 반출해서 가족 비서에게 세탁을 해오게 하고 빨래와 음용수를 받아오는 과정에 부사관을 사역시키더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해당 시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병사 및 간부의 출타가 제한됐던 시기임에도 부사관들이 빨래와 물 배달을 위해 매주 외부인인 비서를 만나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관련 부사관 선후배의 말에 따르면, 해당 병사는 생활관원들과의 불화를 이유로 1인실 ‘황제 생활관’을 쓰고 있다”며 “에어컨 온도가 너무 낮아서 냉방병에 걸렸기 때문이라는데 해당 병사는 팬티 바람으로 생활관에서 지낸다고 한다. 제가 군생활을 20년 동안 하면서 생활관을 혼자 쓰는 건 처음 본다”고 전했다.

제보자는 또 해당 병사에 대한 탈영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해당 병사에 대해 ‘부대 체육대회 때 외진 외출증 없이 탈영을 했다’, ‘자꾸 외진 나가서 아빠랑 밥먹었다는 얘기를 한다’는 등의 이야기가 나온다”며 “제 권한 밖의 일이라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후배가 말해준 것과 병사들의 증언이 꽤나 구체적이라 감찰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생활관 샤워실 공사를 해당 병사 부모가 지시했다는 의혹과 현 부대에 전입돼 온 배경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재벌 부모가 밤마다 부대에 전화를 하고, 부모의 재력 때문에 온갖 특혜를 손에 쥐어다 주고, 이를 어떠한 간부도 문제 제기하지 않고 청탁에 응하는 그 모습을 부사관 선후배들에게 미안해서라도 가만히 보고 있을 수는 없다”면서 “부디 이번 감찰은 국방부 주관으로 시행해서 올곧은 방향으로 우리 부대가 바뀌기 바란다. 직을 걸고 정말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공군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감찰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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