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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많은 것 이뤘다’지만 아직 학사모 벗지 못한 서툰 20대”

입력 | 2020-06-08 09:58:00

'디어 클래스 오브 2020'
유튜브 가상 졸업식 7인7색 축사
한국서 유일하게 연설
애프터 파티서 퍼포먼스도




“저희도 여전히 혼란스러워하고, 흔들리고 있어요. 사람들은 저희에게 ‘많은 것을 이뤘다’고 말하지만 저희도 아직 학사모를 벗지 못한 채 날 것의 세상과 마주하는 서툰 20대입니다.”(RM)

글로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8일 오전 유튜브로 중계된 가상 졸업식 ‘디어 클래스 오브 2020(Dear Class of 2020)‘에서 축사를 했다.

이날 RM은 “최근 저희도 (코로나 19로 인해) 중요한 계획들이 물거품 돼 혼란한 시간을 겪었어요. 그 불안감과 상실감은 여전히 우리 마음 어딘가에 남아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마음을 추스르고 음악 작업에 몰두 하고 있다면서 “’우린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야‘라는 것이 저희가 찾아낸 답”이라고 했다.

이날 행사는 유튜브가 코로나 19로 인해 오프라인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하게 된 세계 졸업생들을 위해 주최했다. 국내에서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유일하게 연사로 나섰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등과 더불어 특별 연설자로 초청받아 수많은 졸업생들을 축하했다.

정장 차림으로 등장해 특별한 축사를 시작한 방탄소년단은 12분가량 영상을 통해 축하의 말을 건넸다. 저마다 다른 졸업식에 관한 추억을 떠올리며 세계 졸업생들의 앞날을 응원했다.

해당 영상은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촬영됐다. 영어에 능통한 RM은 영어로 다른 멤버들은 한국어로 이야기를 하고 영어로 자막이 달렸다.

RM은 “오늘 꽃다발과 학사모는 없지만 역사상 가장 특별한 졸업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졸업반의 성과, 꿈을 축하하기 위해 모였다”는 것이다. “하나의 세계를 깨고 또 다른 세계로 비행을 준비하는 여러분의 도약을 진심으로 응원한다”고 전했다.

팀에서 막내인 정국은 자신의 졸업식이 방탄소년단의 유튜브 채널에 기록돼 있다고 귀띔했다. “고등학교의 시작과 끝에는 항상 멤버들이 있었다”면서 “지금의 나는, 나를 믿고 멤버들을 믿고 세상을 믿으면서 지금 이 자리에 있다. 여러분들도 앞으로 여러분들을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끊임없이 달려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진은 ’조금 다른 졸업식‘을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가수로 데뷔도 하지 않았고 대학 입학을 앞둔 평범한 졸업생이었다는 것이다. 성인이 되는 것이 두려웠다고 털어놓은 진은 “절 지탱해준 건 천천히 가자는 저 스스로의 다짐”이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느려도 저만의 속도로 가자고 선택했어요. 여유를 갖고 느려도 한걸음 한걸음 성실히 내딛는다면 예전에 몰랐던 소중한 것들이 보일 것”이라고 여겼다.

슈가는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건 자신 뿐이라고 믿었다. 그러면서 “통제 가능한 것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여러분의 가능성은 무한합니다. 저도 방탄소년단이 될 줄 꿈에도 몰랐다”고 했다.

이에 따라 “멋진 매듭도 새로운 시작도 못하고 많이 답답해하고 있을 여러분들 모두 겁내거나 불안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라는 마음이다. “시작과 끝, 끝과 시작은 연결돼 있어요. 지금 할 수 있는 것들도 있죠. 오로지 자신에게 집중하는 것, 자신의 틀을 깨보는 겁니다. 큰 꿈을 꾸고 한계 없는 가능성에 한 발짝씩 다가가고 있을지, 우리가 다시 만나게 될 때 꼭 보여주셨으면 좋겠어요. 여러분의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응원했다.

지민은 위로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사실 아프지는 않은지, 혹시 많이 힘든 건 아닌지, 지금 이 시간을 잘 견디고 있는지 걱정이 많이 된다”고 했다. “절대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여기 한국이라는 나라, 서울이라는 도시에 ’나‘를 이해해 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우리 모두 다른 환경과 다른 상황에 처해있지만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우리 다 같이 ’괜찮다‘고 서로 위로해 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노래를 만들고 춤을 추다 보면 막다른 골목에 다다를 때가 있다는 제이홉은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해 더 이상 앞으로 나가기 어려워질 때, ’딱 한 번만 더‘라는 생각이 나를 일으켜 세운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인생을 이끄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을 꼭 기억하라고 강조했다. “’나는 잘 할 수 있어. 누구보다 나는 잘 해낼거야‘”라고 주문을 외우자“라고 청했다.

뷔도 ”아주 특별한 날, 졸업을 축하한다. 모두 쉽지 않은 현실과 싸우고 있지만 사진 한 장, 글 한 줄 남기며 이 순간을 기억해보면 좋겠다“고 바랐다.

아울러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 지 잘 보이지 않아서 힘든 분들이 있다면 여러분들의 진심에 기대어봐라. 지금은 힘들어도 그 끝자락 어딘가에 기회와 행운이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라고 믿었다. ”시간이 지나 이 날을 좋은 기억으로 떠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어요. 그리고 언젠가 여러분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RM은 ”자신의 한계를 깨는 시간 속에서 우린 혼자이지만 늘 함께 할 것“이라며 ”여러분이 꽃피울 미래는 훨씬 더 크고 아름다울 것“이라고 확신했다.

방탄소년단은 진심을 담은 축사에 이어 가상의 졸업식 애프터 파티에도 참여했다.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봄날‘ ’소우주‘ 등을 연이어 불렀다. 가장 마지막으로 무대에 올라 곡의 색깔에 따라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로 온라인 가상 졸업식의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한편 이날 유튜브 온라인 가상 졸업식 ’Dear Class of 2020‘에는 방탄소년단,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부부, 피차이 구글 CEO 외에 가수 레이디 가가·비욘세·앨리샤 키스, 시민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 로버트 게이츠 전 미국 국방장관,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부 장관 등이 출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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