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 전역에서 약탈 방지 보강공사 주문이 밀려 들자 나무와 인부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정섭 우리아메리카 본부장은 “맨해튼 본점과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지점에 예방 차원에서 나무판 보강공사를 했다”며 “나무판과 인부를 구하는 것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 마스크 구하는 것처럼 어렵다”고 말했다.
약탈이 심각했던 1일 밤 맨해튼 북쪽 브롱크스 지역에서 한인 피해도 있었다. 이모 씨(47)의 브롱크스 귀금속 가게도 이날 밤 11시경 약탈을 당했다. 약탈자들이 방탄유리가 아닌 일반유리가 설치된 부분을 용케 찾아내 침입했다. 5만 달러(약 6000만 원) 상당의 시계와 귀금속 등이 송두리째 사라졌다. 이 씨는 “침입을 알리는 보안회사 경보가 요란하게 울리는 데도 통행금지 때문에 가게에 나갈 수 없었다. 통금이 풀린 새벽 5시 가게로 달려갔다가 약탈이 계속되는 걸 보고 무서워 집으로 돌아왔다. 오후 2시쯤에야 피해 상황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뉴욕한인직능단체협의회 제공
브롱크스에서 신발가게를 운영하는 또 다른 한인도 이날 밤 약탈 피해를 당했다. 그는 “가게가 털리는 동안 경찰이 도움을 주지 못했다. 뉴욕시와 뉴욕시경에 공권력 부재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해달라”며 뉴욕한인회의 문을 두드렸다. 박광민 뉴욕한인직능단체협의회장(55)은 “약탈이 진정되고 있지만 시위가 계속돼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비상대책 회의를 열고 피해 접수를 받겠다”고 말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