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금 5000억 이상 항공-해운 지원, 상당수 기준 못미쳐 ‘비현실적’ 지적
정부가 40조 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의 지원 대상으로 차입금 5000억 원 이상, 근로자 수 300인 이상 항공·해운업종 기업으로 제한함에 따라 일부 저비용항공사(LCC) 등은 지원을 받기 어렵게 됐다.
20일 제4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결정된 기간산업안정기금 세부 운영 방안에 따르면 지원 대상은 항공·해운 기업 중 차입금 5000억 원 이상, 근로자 300인 이상인 곳으로 한정하되 핵심 기술 보호나 산업 생태계 유지 등에 필요한 경우 예외적으로 지원 대상에 추가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그러나 항공업계에서는 지원 조건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 항공사 외에 ‘차입금 5000억 원 이상’ 조건을 충족하는 LCC는 제주항공과 에어부산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차입금에 장·단기 차입금과 항공기 임차료 등이 포함된다는 입장이지만 1분기(1∼3월) 기준 주요 LCC의 차입금은 티웨이항공 3700억 원, 진에어 4200억 원, 이스타항공은 2000억 원 정도다. 경영 상황이 어렵지만 차입 규모가 작은 기업들은 정작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다. 해운업계에서도 기간산업안정지원을 받을 수 있는 해운사가 150여 개 업체 중 10여 곳에 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항공사 임원은 “업체마다 산정 기준이 다른 차입금 기준이 아니라 매출을 기준으로 지원 대상을 선정해야 어려운 기업을 돕는다는 취지를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광고 로드중
세종=주애진 jaj@donga.com / 변종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