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소아 구강 관리법
현홍근 서울대치과병원 소아치과 교수가 한 아동의 충치를 치료하고 있다. 서울대치과병원 제공
○ 식사 중간 물 마셔야 충치 예방
한창 뛰어놀아야 할 아이들이 실내에만 머물면 운동량과 수분 섭취가 부족해지기 쉽다. 체내 수분이 부족하면 침 분비량이 감소해 치아우식증(충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침은 세균이 생성하는 산을 중화시켜 충치 발생을 억제한다. 특히 칼슘과 불소, 인 등의 성분을 함유해 치아 표면을 단단하게 만들어 준다. 따라서 침이 충분히 나올 수 있도록 식사 중간에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게 필요하다.
우유는 주스와 달리 충치를 예방하는 식품이다. 칼슘과 인을 비롯한 무기질과 카세인 같은 단백질이 치아를 충치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모유나 분유에는 충치를 일으킬 수 있는 젖당이 우유보다 많아 조심해야 한다. 모유나 분유를 먹인 직후 거즈나 칫솔로 유분이 남지 않도록 치아를 깨끗이 닦아 주는 게 좋다. 현 교수는 “만일 젖병을 물어야만 잠을 잘 수 있다면 보리차나 맹물을 주는 게 가장 좋다. 차선으로 분유 대신 우유를 주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충치를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진 자일리톨의 경우 설탕류 등 다른 성분이 함께 들어 있다면 충치를 유발할 수 있다. 당분 함유량과 산도가 높은 탄산이나 스포츠 음료도 충치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사탕이나 초콜릿 등 과자도 당류 함량이 높고, 점착성으로 인해 치아 표면에 오래 남아 있을 수 있어 치아 건강에 좋지 않다.
○ 아동 양치질 부모가 도와줘야
양치 전 손을 깨끗하게 씻는 것과 불소가 함유된 치약으로 최소 하루 2회 이상 양치하는 걸 권한다. 특히 미취학 어린이는 소근육 발달이 미숙해 세밀한 손동작이 어렵다. 따라서 보호자가 양치를 도와주는 게 필요하다. 불소는 충치 유발 세균의 대사활성을 억제해 준다. 따라서 치과에서 불소도포 치료를 통해 불소를 치아 표면에 국소적으로 바르면 충치 치료에 도움이 된다.
양치 이 외에 평소 섭취하는 음식의 종류도 중요하다. 가공되거나 조리되지 않은 신선한 야채류나 과일, 식이섬유를 다량 함유한 음식은 씹는 과정에서 치아 표면을 물리적으로 세정해 줘 청정식품으로 분류된다. 치아 구성 요소인 단백질과 칼슘을 포함하고 있는 육류, 생선, 콩류, 계란, 치즈 등의 음식은 치아 표면을 단단하게 해 주기 때문에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 아이가 치아가 아프다고 말할 땐 이미 충치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치아가 아프지 않아도 돌 무렵부터는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 검진하고 구강질환을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