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황선홍 “과거는 털고 다시 날겠다”

입력 | 2020-04-25 03:00:00

첫 연습경기 가진 대전 사령탑
“선수 때든 지도자 때든 욕 먹어… 내성 생겼으니 비난은 나에게
선수들 개성에 내 스타일 가미”




“마스크를 쓴 것은 답답했지만 마음은 정말 설렜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올스톱됐던 프로축구가 기지개를 펴고 있는 가운데 K리그2(2부) 대전하나시티즌의 ‘황새’ 황선홍 감독(52·사진)은 다시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시즌 2부 9위 대전은 24일 대전월드컵보조경기장에서 청주대와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연습 경기(무관중)를 치렀다. 6-0으로 대승을 거둔 황 감독은 “효율성이 떨어지는 자체 경기를 벗어나 실전 상대를 가정한 경기를 치를 수 있어 좋았다. 훈련의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주역인 그는 2013년 K리그1(1부) 포항의 감독으로 2관왕을 달성하며 지도자로도 성공 시대를 열었으나 2018년 FC서울에서 성적 부진으로 사퇴하며 날개가 꺾였다. 올해 1월 승격 전쟁이 치열한 ‘험지’ 2부 리그로 향해 대전 지휘봉을 잡은 그는 “서울에서는 내가 실패했다고 인정한다. 그리고 월드컵의 영광도 다 지나간 이야기다. 과거는 이제 의미가 없다”며 새 출발을 다짐했다.

황 감독은 승격 도전 과정에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을 선수들의 ‘방패’를 자처했다. “나는 선수(공격수) 때는 골을 못 넣어서, 감독이 돼서는 성적 때문에 욕을 많이 먹어서 내성이 생겼다. 오래 살 것 같다. 선수는 상처를 받으면 경기력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에 비난의 화살은 선수보다 내게 향했으면 좋겠다.”

재기를 노리는 그는 지도 스타일에도 변화가 생겼다고 했다. “과거에는 내가 원하는 팀 전술(빠른 패스 플레이)에 선수들을 맞추려 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대전에는 박용지 등 드리블이 뛰어난 선수가 많은데 이들에게 패스 플레이만 강요할 수는 없다. 개성을 살리는 가운데 내가 원하는 축구를 접목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난해까지 시민구단으로 운영된 대전은 하나금융그룹에 인수돼 올 시즌부터 기업 구단으로 리그에 참가한다. 황 감독은 팀 정비를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 홍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자신을 향한 날 선 댓글을 보고 ‘쿨’하게 해명을 하는 영상 인터뷰를 찍고, 방송에도 출연한 그는 “과거에는 (나를) 불러주는 데가 없어서 안 나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