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진 붙잡기 성공 위성우 감독 “옳은 줄만 알았던 훈련방식 개선, 선수들 편하게 다가오게 하겠다”
여자 프로농구 우리은행을 6시즌 연속 통합 우승으로 이끌고 2019∼2020시즌에도 정규리그 1위로 견인한 ‘명장’ 위성우 감독(49·사진)은 최근 자신의 지도 방식을 되돌아보고 있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팀의 간판스타 박혜진(30)과의 4년 재계약을 성사시키는 과정에서 느낀 게 많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인 박혜진은 이적과 잔류를 놓고 오랜 시간 고민한 끝에 21일 재계약했다.
위 감독은 “박혜진의 마음을 깊게 들여다보지 못했다. 그동안 수백 번 미팅을 할 때마다 괜찮다고만 하니 나로선 힘든 훈련을 잘 참아 줘 고맙다고 생각했다.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내 지도 방식이 옳은 줄만 알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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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개성을 중시하는 어린 선수들은 적응에 애를 먹기도 했다. 자율적으로 진행하는 야간 개인훈련에도 감독과 코치가 나서는 데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었다. 후배들과 코칭스태프의 가교 역할까지 맡았던 박혜진은 심적 부담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컨리그’ 동안 자신과 동향인 박혜진을 붙잡기 위해 부산까지 내려갔던 위 감독은 “지난 시즌 은퇴한 임영희 코치도 그렇고 고참들이 고충을 제대로 얘기를 못한 것 같더라. 후배 선수들은 더 힘들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젠 나부터 좀 달라져야겠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변화의 핵심은 소통이다. 위 감독은 “요즘 트렌드에 맞지 않는 고집을 버리고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겠다. 선수들도 편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박혜진과 김정은 등 간판스타들과 모두 재계약하며 다음 시즌 기대감을 부풀렸다. 위 감독은 “앞으로 외국인 선수 등 제도 변화도 예상된다. 새로운 환경에 대처할 수 있도록 많은 고민을 하겠다”고 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