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PN “사무국-선수노조 합의” 최소 81~최대 144경기 진행 논의… 선수 연봉도 같은 비율 삭감 ‘직격탄’ 1995년 선수노조 파업땐 11%씩 줄어 시즌 개막 시기는 3개 조건 갖춰야
문 닫은 다저스타디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홈구장 다저스타디움 관중석이 텅 비어 있다. 다저스는 27일 지역 라이벌 샌프란시스코와 2020시즌 개막전을 치를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돼 하염없이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시즌 월드시리즈 제패를 꿈꾸며 무키 베츠, 데이비드 프라이스 등 대형 스타들을 영입한 다저스는 코로나19로 리그 축소가 불가피해지면서 큰 손해를 감수하게 됐다. 로스앤젤레스=AP 뉴시스
29일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에 따르면 MLB 사무국과 선수 노조는 올해 예정된 정규 시즌 경기(팀당 162경기)를 축소하기로 합의했다. 경기 수가 줄어들면 선수들이 받는 연봉도 그에 비례해 줄어든다. MLB는 1995년 선수 노동조합 파업으로 인해 팀별 경기 수를 144경기로 줄였다. 당시 경기 수가 11.1% 축소되면서 선수단 연봉도 같은 비율로 삭감됐다. 미국 현지 언론을 종합하면 이번 시즌 경기 수는 최소 81경기에서 최대 144경기 사이로 논의되고 있다. 이번 시즌 연봉 2000만 달러(약 244억 원)를 받기로 한 류현진의 경우 222만 달러에서 최대 1000만 달러까지 줄어들 수 있다. 연봉이 반 토막 날 수도 있는 것이다.
MLB 사무국과 선수 노조는 개막 시기를 못 박지는 않았지만 경기 개최 조건 세 가지에 합의했다. MLB는 △정부가 군중이 모이는 행사를 허가하고 △미국과 캐나다 사이 이동 제한이 풀린 뒤 △의료계 전문가들이 선수와 코칭스태프, 팬들의 안전이 확보됐다고 봤을 때 개막할 수 있다.
LA 다저스의 외야수 무키 베츠(왼쪽 사진)와 토론토 투수 류현진이 스프링캠프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코로나19로 시즌 축소가 합의된 가운데 두 선수의 소속팀 모두 코로나19로 피해가 클 팀으로 꼽힌다. 글렌데일=AP 뉴시스·토론토 트위터 캡처
이번 시즌을 앞두고 류현진을 구단 사상 투수 최고액인 4년 8000만 달러에 영입한 토론토 역시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베테랑 FA 선수들은 평균적으로 영입 후 1∼2년 동안 최대의 성과를 낸다. ‘디 애슬레틱’은 “류현진은 구속이 아니라 제구로 승부하는 투수이기 때문에 수명이 길지만, 4년 계약의 마지막인 36세 시즌보다 33세 시즌이 더 좋을 것은 분명하다. 계약 첫 시즌의 일부 또는 전부를 잃는 것은 이상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