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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후 당권 공고화 노리는 황교안, 뒤늦게 측근 심기

입력 | 2020-03-26 03:00:00

측근그룹 대거 탈락해 위기감… 잠재적 반대세력 싹 자르기도
일각 “총선 역풍 맞을라” 우려




“지금이라도 친황(친황교안)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것 아니냐.”

미래통합당 최고위원회가 25일 하루에만 공천관리위원회 결정을 두 차례나 뒤엎거나 무효화하고 나선 것을 두고 당 안팎에서는 이런 말이 나왔다. 그동안 공천에서 황 대표의 측근 그룹이 대거 탈락하면서 리더십 문제가 불거지자 황 대표가 총선 이후를 감안해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는 얘기다.

최고위가 이날 공관위의 공천 결정을 무효화한 지역 중 일부는 황 대표의 측근이 출마했다가 낙천했거나 김세연 공관위원과 관련된 지역구들. 경주 지역구에서는 황 대표의 숨은 측근으로 통하는 김원길 예비후보(통합당 중앙위원회 서민경제분과위원장)가 경선에 도전했다가 박병훈 예비후보(전 경북도의회 운영위원장)에게 패했다. 부산 금정은 유승민계와 가까운 김세연 위원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종천 예비후보(규림요양병원장)가 공천을 받았던 지역이다.

앞서 황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원외 측근들이 줄줄이 낙천하자 당내에선 “황 대표 체제에선 헌신해도 얻을 게 없다”는 말이 회자됐다. 이 때문에 총선 후 위기감을 느낀 황 대표가 뒤늦게 공천에서 탈락한 일부 측근을 되살리고 잠재적 반대 세력에 대한 사전 견제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통합당은 보수통합 과정에서 지도부를 새로 꾸리기 위해 총선 후 7월 전당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는데 여기에 대선 주자는 출마하지 못한다. 총선 후 ‘황교안 리더십’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질 경우 황 대표 자신의 차기 대선 플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는 해석이 있다. 통합당 관계자는 “황 대표가 공천 번복으로 ‘직할부대’를 꾸리려고 나선 것은 총선 후 당권, 대권, 지방선거까지 바라보는 포석일 것”이라며 “황 대표와 잠재적 대권 후보인 유승민 의원 세력 등과의 갈등으로도 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공천이 사실상 마무리됐는데도 이제 와서 뒤늦게 돌연 후보 교체에 나선 것을 두고 당내에선 자칫 공천 파동으로 비쳐 총선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통합당 관계자는 “최고위 결정을 보고 2016년 새누리당 시절 공천 파동으로 선거를 망쳤던 기억이 떠올랐다”고 했다.

최고야 best@donga.com·이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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