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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SA와 함께 하는 홀덤이야기] ‘대한민국 최초 WSOP 레이디스 이벤트 우승자’ 김지영 프로

입력 | 2020-03-20 05:30:00

프로 포커플레이어 김지영 (2019 WSOP 레이디스이벤트 우승자).


김지영 프로가 말하는 홀덤의 매력

제가 처음 홀덤을 접한 시기는 2007년쯤으로 기억합니다. 많은 사람이 모여앉아 포커를 치는 모습을 보고 가벼운 마음으로 경험해보게 되었어요. 그리고 몇 년 뒤 영상을 통해서 외국 선수들이 매년 토너먼트에 참여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2014년 라스베이거스 여행을 통해서 ‘월드 시리즈 오브 포커(World Series of Poker·WSOP)’란 큰 무대를 직접 보았고, 텍사스 홀덤이 단순한 도박이 아닌 철저한 전략과 심리분석 그리고 수학적인 확률로 승률을 높일 수 있는 마인드 스포츠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한국에선 홀덤 토너먼트를 접할 기회가 없었기에 기본적인 룰과 방법만 온라인을 통해서 학습했고 더 깊이 이해하고 경험하고 싶어 2015년 미국행을 결심했어요. 제일 처음 간 LA의 커머스라는 곳에서 매일 작은 토너먼트에 참여하며 많은 핸드 수를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목표로 삼은 것은 세계 최대의 홀덤 축제 WSOP였습니다. 매년 2개월 정도의 기간에 50여 개의 종목이 펼쳐지는 이 대회에서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팔찌를 차는 것이 저의 꿈이 되었습니다.

가장 높은 곳을 목표로 정했지만 진입장벽은 너무 높았고 해가 지날수록 서서히 자신감을 잃게 되었습니다. 단지 꿈은 꿈일 뿐인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곳의 프로들은 우리와는 달리 너무나 좋은 환경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고, 당연히 실력향상 면에서도 압도적인 차이를 느껴 절대 이들을 이길 수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아직 정식 스포츠로 인정받지도 못하는 이 분야에서 최고가 되어보겠다는 무모한 꿈을 계속 꿔야하는지 고민하면서 최후의 결정을 하게 됩니다. 작년에 열린 WSOP 50주년 대회를 마지막으로 저의 포커 인생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미련 없이 주어진 마지막 시간에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도전한 레이디스 이벤트에서 저는 마침내 한국 최초의 ‘브레이슬릿 위너’가 됐습니다.

그동안 힘들었던 순간마다 진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목표가 있었기에 또다시 도전하게 되고 또 좌절하고 이런 반복의 연속에서 혼자 미국 산타모니카 해변에서 석양을 바라보며 소리 없이 두 시간을 운적도 있었어요. 포기하기엔 너무 이르고 계속하자니 너무 두렵고, 집에 가려니 그렇게 반대를 하는 가족들에게 큰소리치고 미국까지 온 내 자존심이 도저히 용납이 안 됐고…. 그래서 다시 또 시작하게 된 것이 결국 결실을 보게 된 것이었습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이 텍사스 홀덤을 도박이라는 인식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처음 한국에 포커라는 게임이 들어오면서 이것을 한국에서 흔히 즐기는 세븐포커와 접목을 시켜 불법적으로 돈을 걸고 사설 도박장을 운영하면서 많은 판돈을 걸고 게임을 했었기 때문에 그 이미지가 좋지 않은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홀덤을 토너먼트로 접하게 되었다면 아마도 지금처럼 도박이라는 인식은 덜하지 않았을까요. 철저한 분석을 통해서 상대의 심리적 상태를 파악하고, 미디어를 통해 확인되는 확률과 전략의 활용은 홀덤이 스포츠라는 인식을 하는데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e스포츠를 만들어낸 종주국인만큼 홀덤 또한 이를 기반으로 프로선수를 양성하고 좀 더 마인드스포츠로 접목할 수 있다면 프로 포커플레이어가 대한민국에서도 인정받는 직업군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기대해봅니다.

프로 포커플레이어 김지영 (2019 WSOP 레이디스 이벤트 우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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