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여파가 학원가로 이어지고 있다. . 2020.3.3/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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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1시쯤 ‘사교육 1번지’ 강남구 대치동의 한 지하 1층 PC방 안. “야 뭐해” “빨리 이동해” “없애버려” “X됐다” 여과 없는 중계방송 같은 현장음이 곳곳에서 들린다. 전체 좌석 약 80개 가운데 절반이 가득 찼다.
방문객 대부분 10대~20대 초반 젊음층이다. 이들 가운데 절반은 마스크를 아예 쓰지 않거나 턱 밑으로 내린 채 ‘현장음’을 쏟아냈다. 모니터에 빨려 들어가듯 판타지 게임에 집중하던 앳된 얼굴의 남성은 두 음절 욕설과 함께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이날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체 확진자 수는 7800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PC방은 정부가 ‘코로나19 고위험 사업장’으로 분류한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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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물에 ‘버닝’(열렬히 빠져든다는 젊은 세대 은어)하려는 이용자들은 이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올해 대학 입시를 치르는 A군(19)은 “대치동 학생들은 이 지역 학원가를 벗어나지 않아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할 일이 없고 감염 우려도 높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PC방에 앉았다고 감염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사실 좀 게을러진 것도 사실”이라며 “주변도 이전와 달리 ‘열공’하는 분위기가 아니라 더 그렀더”고 덧붙였다.
대학가 PC방은 학원가와 다소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날 오전 10시50분쯤 건대입구 인근 지하 PC방 좌석은 텅텅 비었다. 이용객은 8명이 전부였다. 전체 좌석 수는 200개에 달한다. 손 세정제는 카운터에 놓인 것 단 ‘1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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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대 다른 PC방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자신을 의경이라고 밝힌 한 20대 남성은 “오늘 밤 9시 전까지 복귀해야 하는데 집이 인천이라 갈 데가 없어 어쩔 수 없이 게임하러 들어왔다”며 “저처럼 거주지가 멀어 PC방을 이용하는 의경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외출 때마다 PC손님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게 느껴진다”며 “무서워서 이제 PC방에 안 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PC방과 함께 감염 위험이 높은 곳으로 지목되는 코인 노래방에서는 방문객이 보이지 않았다. 손님이 워낙 없는 시간대라 ‘코로나19 영향’ 때문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웠다.
다만 건대 인근 코인노래방 4곳 가운데 2곳은 손 소독제를 비치 않았다. 노래방을 나오자 한 20대 남성이 “답답해서 마스크를 벗어버렸다”고 애인에게 말하며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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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