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일상이 마비되면서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가중되자 대구 서문시장과 중구 서구 등 일부 건물주가 상가 임대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시작된 자발적인 임대료 인하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서울에서도 남대문시장 내 점포 33%(4000여 곳)가 임대료를 3개월간 20% 낮추기로 했다. 점포 4300곳이 자리한 동대문종합상가도 임대료와 관리비를 20% 인하한다.
▷우리는 사회적인 재난 때마다 환난상휼(患難相恤·어려운 일이 생기면 서로 돕는다)을 실천했던 DNA가 있다. 2007년 12월 충남 태안 만리포 앞바다에서 유조선과 바지선이 충돌해 기름이 바다를 뒤덮었다. 겨울바람을 맞으며 돌과 모래를 흡착포로 일일이 닦은 자원봉사자 123만 명이 기적을 만들었다. 바다가 제 빛깔을 되찾았다. 18일 17주기를 맞은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당시에도 전국에서 온정의 손길이 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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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과 같은 사회적인 재난은 어려운 사람들에게 더욱 가혹하다. 취약계층은 감염도 걱정이지만 당장의 생계도 직접적 타격을 받는다.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먼저 쓰러진다. 동네 곳곳 자영업자가, 하루 벌어 하루 사는 불안정한 일자리 종사자가 그러하다. 홀몸노인은 끼니조차 위태로워졌다. 함께 고통을 나눠 서로의 건강을 지켜내는 ‘로세토 효과’가 절실한 지금이다.
우경임 논설위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