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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집회서 특정정당 지지 호소 혐의, 전광훈 목사 구속

입력 | 2020-02-25 03:00:00

법원 “사전선거운동 혐의 소명… 엄중 처벌 예상돼 도주 우려”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총괄 대표 전광훈 목사(64·사진)가 광화문광장 집회 등을 통해 특정 정당의 지지를 호소한 혐의로 24일 구속 수감됐다.

전 목사의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김동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전 목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부장판사는 “선거권이 없어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사람이 총선을 앞두고 대규모의 청중을 상대로 계속적인 사전 선거운동을 한 사안으로 범죄 혐의가 소명된다”고 밝혔다. 이어 “대의민주제 국가에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차지하는 의의에 비추어 사안이 중하고 엄중한 처벌이 예상되어 도주 우려도 있다”고 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전 목사가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광화문광장 등에서 자유통일당과 기독자유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18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지난달 개신교 계열의 시민단체인 평화나무는 전 목사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와 별도로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도 전 목사를 같은 혐의로 지난해 말 검찰에 고발했다.

전 목사는 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24일 서울중앙지법으로 출석하면서 “평화나무 이사장이 나를 7번 고발했는데 대부분 무혐의로 끝났다”며 “정치평론은 유튜브나 언론에서 다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취재진이 집회를 계속할 것이냐고 묻자 전 목사는 “한 번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야외 집회에서 전염된 적 없고, 모두 실내에서 된 것이다. 전문가들과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서울광장과 청계광장, 광화문광장 주변 도심의 사용을 당분간 금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 목사가 이끄는 범투본은 22, 2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강행했다. 전 목사는 23일 집회를 하면서 “광화문 예배에 온 여러분은 진짜 기독교인이다. 오히려 걸렸던 병도 낫는다”고 했다. 서울 종로구는 전 목사 등을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앞서 서울 종로경찰서는 전 목사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처음 신청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은 당시 “피의자의 구체적 지시 및 관여 정도, 수사 경과 및 증거 수집 정도를 고려할 때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나 구속의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당시 전 목사는 지난해 10월 3일 서울 종로구 집회 때 폭력행위 등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