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비상] 경북에서만 접촉자 최소 176명… 노약자 요양보호-아이돌봄 활동도 의성 19명 확진, 안동 5명 동선 조사… “국내서 감염뒤 여행중 확산 가능성” 전용버스로 함께 이동, 감염에 취약
이스라엘 공항서 발묶인 한국 관광객들 22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에서 한국행 비행기를 타지 못한 승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 대기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우려해 이스라엘 국적자를 제외한 승객 177명이 한국발 비행기에서 내리는 것을 막고 그대로 돌려보냈다. 이 항공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오려던 우리 국민들은 공항에서 발이 묶였다. Ynet 홈페이지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본부장은 23일 브리핑에서 경북의 이스라엘 성지순례단 28명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된 원인을 이렇게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발병 일시나 감염 경로 등에 대해선 아직 심층적인 역학조사가 더 필요하다. 확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하지만 확진 판정을 받은 성지순례단이 직장 생활을 하고, 지역 사회에서 다중시설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나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 “귀국 뒤 노인 요양과 아이 돌봄 활동까지”
8∼16일 이스라엘 성지순례 뒤 귀국한 성지순례단 39명 중 28명은 이미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 28명 중 서울에 거주하는 가이드를 제외한 27명은 경북에 살고 있다. 의성(19명)과 안동(5명), 영주(1명), 영덕(1명), 예천(1명) 등이다.
의성군 점곡면에 거주하는 조장래 씨(55)는 “환자가 나온 의성읍과는 10km 떨어져 있지만 이곳 주민들 모두 긴장 상태다. 읍내 마트 등은 여러 지역에서 생필품을 구매하기 위해 많이 들르는 곳이라서 읍내 나가기가 무섭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 영주에 사는 안모 씨(60)는 “부모님께도 조심하시라고 신신당부했다. 안 그래도 걱정이 많은 어르신들이 지역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리에 많이 놀랐다”고 전했다.
○ “성지순례 도중 전용버스 등 단체생활”
경북의 이스라엘 성지순례단은 8박 9일 일정의 여행상품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텔아비브와 예루살렘 등을 방문하는 성지순례 투어 일정에 따르면 전국 각지에서 참여하는 최소 18명 이상의 인원은 인천국제공항에 모여 함께 출발한다.
경북과는 별도로 제주도도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다녀온 도민 85명의 신원을 확인하고, 이들에 대한 모니터링에 착수했다. 이들은 경북 성지순례단과는 다른 여행사와 현지 성당 등을 통해 이스라엘을 방문했다. 제주도 성지순례단 중에는 코로나19 양성 반응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채은 chan2@donga.com / 대구=명민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