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에서 외국어로 된 영화가 작품상을 수상한 것은 기생충이 최초다. 제 1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프랑스어 영화 ‘위대한 환상’이 작품상과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동시에 오른 이후 지난해 제 91회 시상식에 스페인어 영화 ‘로마’까지 총 10편의 작품이 나왔지만 외국어영화들은 작품상 수상의 영광을 누리지 못했다.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영화제 작품상을 동시에 수상한 것은 1956년 델버트 맨 감독의 영화 ‘마티’ 이후 64년 만의 일이다. 아시아계 감독이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것은 대만 출신의 이안 감독 이후 첫 사례다. 이안 감독은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78회)’과 ‘라이프 오브 파이(85회)’로 두 차례 감독상을 수상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5월 개봉하며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이 영화는 마침내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가장 세계적인 영화가 됐다.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를 비롯해 미국에서 지난해 10월 개봉한 이후 문화권을 가리지 않고 폭발적인 평단과 관객들의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전 세계적인 문제로 대두된 현대사회의 계급구조를 날카롭게 조명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영화 속 다양한 상징과 은유는 전 세계 관객들로 하여금 계속해서 영화를 곱씹게 하고 각종패러디도 양산하며 하나의 현상으로 등극했다. 관객들 뿐 아니라 평단에서도 봉 감독이 다양한 장르적 요소를 한 작품 안에 녹여내면서 ‘봉준호 자체가 장르가 됐다’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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