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결혼식 참석을 앞둔 하객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16번과 18번째 확진자가 격리 입원된 광주 전남대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A씨(30·여)는 주말에 타지역에서 열리는 친구 결혼식을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했다.
병원 측에서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사람이 많은 곳을 가급적 피하고 국내 여행도 자제하라고 당부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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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친구가 자신의 상황을 이해해줄 법도 하지만 결혼을 앞둔 친구의 사정도 딱해 더 고민스럽다고 했다.
연고가 전혀 없는 신랑의 고향에서 결혼식을 올리게 돼 가뜩이나 신부 측 하객 참석이 저조한데 신종 코로나 여파까지 겹쳐 다른 지역에 있는 친구들이 하나둘씩 불참을 알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친구가 매일 결혼식장이 텅 비어있는 악몽을 꾼다며 제발 너는 결혼식장에 꼭 와달라고 애원해서 안 갈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A씨는 광주·전남 확진자가 3명으로 늘어나면서 집과 병원만 오가며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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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그런데도 막상 친구가 결혼식 하객이 텅텅 비어있을까 봐 걱정이라고 울먹이니 마스크를 쓰고라도 다녀와야 할 판”이라고 체념한 듯 말했다.
A씨와 같이 결혼식 참석을 고민하는 이들은 적지 않았다. 광주 서구에 거주하는 B씨(36)는 지인의 결혼식장이 집에서 차로 5분 거리밖에 되지 않지만 고민 끝에 결혼식을 가지 않기로 했다.
B씨는 “친구에게 축의금을 계좌로 송금하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친구도 섭섭한 눈치였지만 요즘 같은 시기에 무작정 오라고만 할 수도 없지 않나. 친구가 못 오는 입장도 이해를 한다고 말을 하더라”고 말했다.
B씨는 “결혼을 앞둔 친구도 결혼식 연기를 고민했는데 일가 친척들에게 이미 청첩장을 돌린 상태고 연기할 날짜를 미처 맞추지 못해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예정된 결혼을 올리기로 했다고 한다. 이 시기에 다들 비슷한 고민을 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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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한 예식장 관계자는 “결혼식 일정 연기를 문의하는 신랑·신부들도 있다. 막상 연기하는 분들은 드물지만 미리 신청했던 식권 수는 줄이는 편이다. 보통 신랑 측, 신부 측 각각 200~300장씩 기본으로 나갔다면 지금은 100여장은 줄어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