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12번 환자, 서울→부천→강릉→수원… 영화관-면세점 등 다녀가

입력 | 2020-02-03 03:00: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관광가이드 中남성 ‘슈퍼전파’ 우려
日서 감염후 입국 부천거주 중국인… 11일간 수도권-강릉서 138명 접촉
증상 나타났는데도 다중시설 이용… 동선 겹치는 부인도 14번째 확진
해당 영화관 상영 중단하고 환불… 마트-면세점-강릉 숙소 임시 휴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다녀간 곳으로 확인됐습니다. 부득이하게 영화 관람을 중단합니다.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1일 오후 6시 반경 경기 부천시 CGV부천역점. 한창 영화를 상영하던 극장에 갑자기 안내방송이 흘러나오자 관객들이 술렁였다. 당시 상영관 5곳에선 120여 명이 영화를 보고 있었다고 한다. CGV 관계자들은 극장 입구 곳곳에서 관객들에게 “오후 5시 반경 보건당국에서 확진자가 이곳을 다녀갔다는 통보를 받았다. 티켓값은 환불해 드리겠다”고 설명했다.

중국인 남성 A 씨(49)가 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12번째 확진자로 양성 판정을 받은 데 이어, 2일 자가 격리 중이던 그의 중국인 부인 B 씨(40)도 14번째 확진 판정을 받으며 전국이 들썩거리고 있다. 부부가 11일 동안이나 주거지인 부천시는 물론 서울, 강원 강릉시와 경기 수원·군포시 곳곳을 돌아다닌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는 A 씨의 접촉자가 2일 기준 138명이라고 밝혔지만, 두 사람은 하루에도 수천 명이 오가는 대형마트와 영화관 등에 가고 KTX까지 이용해 사실상 가늠이 불가능하다.

○ 11일간 서울 경기 강원 돌아…지역사회 초긴장

CGV부천역점은 12, 14번째 확진자인 부부가 지난달 20, 26일 두 차례나 방문했다. 시 관계자는 “CGV부천역점 8층 4관과 5관, 화장실, 안내데스크, 통로 등을 전부 소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흘 전 이 영화관을 다녀간 박모 씨(24·여)는 “며칠 전부터 감기 기운이 있는데, 확진자가 다녀갔단 소식을 들으니 잠이 안 온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A 씨는 20일부터 근육통 등 신종 코로나 초기 증상이 나타났는데도 대형 영화관과 면세점, 숙박업소 등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각에선 A 씨 부부가 ‘슈퍼 전파자’로 알려진 3번째 확진자보다 더 전파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부부의 거주지인 부천시는 A 씨의 동선을 확인한 결과, 시내에서 밀접 접촉자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장소가 4곳이나 확인됐다고 밝혔다. CGV부천역점을 비롯해 순천향대부천병원, 속내과의원, 서전약국이다. 장덕천 부천시장은 “12번째 확진자인 A 씨와 배우자인 14번째 확진자는 대부분 동선이 겹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 부부 다녀간 업소 줄줄이 휴업


아내 B 씨가 지난달 30일 이마트 부천점도 다녀간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마트 측은 2일 오후 4시경 영업을 중단했다. 부천시 관계자는 “B 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4시 10분경 방문해 약 20분 동안 머물렀다”고 밝혔다. 부천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엔 ‘아이와 마트 문화센터에 다니는데, 당장 취소하겠다’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서울 중구 신라면세점도 2일부터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A 씨는 지난달 20, 27일 이곳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면세점 관계자는 “확산 가능성에 대비해 추가로 방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릉시도 비상이 걸렸다. 이 부부는 지난달 22일 오후 1시경 KTX를 타고 강릉역에 도착해 음식점 2곳과 커피숍에 들렀다. 숙소는 썬크루즈리조트였다. 이틀간 택시를 두 번 이용했으며, 23일 낮 12시 반경 강릉역에서 출발하는 KTX를 탔다.

리조트 측은 2일 살균 및 환경 소독을 위해 임시 휴업하겠다고 밝혔다. 홈페이지를 통해 당분간 외국인 예약도 받지 않겠다고 공지했다. 강릉시는 부부가 방문한 장소를 포함해 여러 공공장소를 소독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탑승했던 택시는 물론 택시 1291대와 시내버스 131대 등 대중교통도 긴급 소독을 실시했다. 노인복지시설 등은 6일까지 이용을 중지한다.

강원도와 강릉시는 역학조사를 통해 밀접 접촉자 10명을 자가 격리시켰다. 또 17명을 능동감시자로 규정해 증상이 발생하면 즉각 알리도록 했다. 2일 오후 7시 현재 접촉자 가운데 의심 증상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소연 always99@donga.com / 부천=차준호 / 강릉=이인모 기자


관련뉴스